“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사진을 봤어요. 익히 알려진 분들도 있지만,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분들도 있었잖아요.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들은 (나라를) 어떻게 사랑했고 이들의 용기는 어디서 출발했는지, 지극히 순수한 질문에서 출발한 영화입니다."
‘타짜’(685만명·2006) ‘전우치’(613만명·2009) ‘도둑들’(1298만명·2012) 등을 연출한 최동훈(44) 감독의 신작이 올여름 관객을 찾는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친일파와 그들을 암살하려는 독립운동가, 독립운동가를 죽이려는 청부살인업자가 각자의 신념을 지키려다가 서로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암살’이다.
최동훈 감독은 장편 극영화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 때부터 거침없는 화법으로 쿨한 오락영화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아온 연출가다. 하지만 신작 ‘암살’은 최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뜨거운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살’은 최동훈 감독이 10년 전부터 구상하던 프로젝트다. ‘타짜’를 마치고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는 당시의 기분을 “멋진 캐릭터가 나오는 쿨한 것(영화)으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1930년대에 대해 공부를 하고 ‘암살’이라는 영화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다가 ‘도둑들’을 마치고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러닝타임이 진행될수록 온도가 높아지는 건 이 영화의 운명"이라고 짚었다. “1930년대는 낭만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독립운동이 여전히 진행되던 시기였다"며 “각각의 신념이 한 공간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즐겨달라"고 했다.
‘암살’이 최동훈 감독의 전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거워진 것은 맞지만, 그가 가진 특유의 오락성은 여전하다. ‘암살’을 보는 가장 큰 즐거움은 1930년대의 공기를 살려낸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이다.
‘암살’은 5개월간 한국과 중국 상하이를 오가며 촬영됐다. 1933년 대한민국 경성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상하이에 있는 2만2,000평 규모의 처둔 세트장에서 한 달, 다시 한국에 와 4,100평 규모 오픈 세트를 만들어 나머지 분량을 촬영했다. 1930년대를 보여줄 의상 4,500벌, 당시에 실제로 사용됐던 51정의 총을 준비했고, 당시 사람들이 타고 다닌 클래식 포드 자동차도 들여왔다. 순제작비만 180억원이 들었다.
최동훈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내가 점점 미쳐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어서 부담스러웠고, 잠을 못 이룬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도둑들’을 소풍 가는 느낌으로 찍었다면, 이번 작품은 힘들게 산에 올라가는 기분으로 만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영화의 주요 인물은 6명이다. 암살단 3인은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총기 전문가 ‘속사포’(조진웅),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으로 이뤄진다. 세 사람을 모아 암살 작전에 투입하는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이정재)이다. 이들은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를 죽여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작전을 막고, 암살단을 역으로 암살하려는 두 사람이 있다. 이들이 바로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과 ‘영감’(오달수)이다.
최동훈 감독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는 한국영화계의 톱스타들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암살’에 출연한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조진웅, 오달수, 최덕문 등도 한 영화에서 여간해서는 모으기 힘든 배우들이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하와이 피스톨’이라는 이름이 맘에 들었다"고 했고, 전지현은 “여주인공이 중심인 오락영화라는 데 끌렸다"고 전했다. 이정재는 “시나리오가 주는 흥분"에 조진웅은 “재미와 무게감 모두 있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암살’은 7월22일 개봉한다.
<손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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