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구나.” (차승원)
“참으로 뵙기가 어렵지 않았습니까. 제 아우가 억울하게 죽었을 때도 말입니다.” (김재원)
“뭐라? 억울하게?” (차승원)
25일 경기도 용인 MBC드라마 세트장에서는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연출 최정규) 촬영이 한창이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22회 마지막 장면에 바로 이어지는 장면으로 ‘광해’(차승원)와 ‘능양군’(김재원)의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졌다. 현장에서 만난 차승원은 지난 밤 “네 시간 잤다"면서 “아주 푹잤다"고 웃었다. 대본이 늦게 나와서 이연희와 김재원이 많이 못 잤을 것이라는 설명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능양군 김재원의 등장으로 화정은 본격적인 2부를 맞았다. 지금까지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광해와 `정명’(이연희)의 관계와 이를 둘러싼 조선시대 정치상황의 변화를 다뤘다. 광해를 연기하며 전반부의 중심에 섰던 차승원은 28회를 마지막으로 극을 떠난다.
차승원이 연기한 광해는 `외로운 사람’이었다. 그는 나라 안팎에서 동시에 광해에게 주어지는 압박과 정명공주와의 관계나 영창대군을 죽인 것에 대한 원죄 때문에 철저히 고립된 외로운 사람이었을 거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대중이 흔히 생각하는 카리스마 넘치고 강한 광해를 연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광해의 알려진 모습과 차승원이 생각하는 광해의 모습을 접목해 어딘지 모르게 슬프고 짠한 차승원의 광해를 만들었다.
“광해는 정말 알 수 없는 인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어요. 이 사람이 정말 왕이 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봤을 때 광해는 카리스마 있고 센 사람은 아니에요. 지금까지 제가 생각한 광해를 잘 만들어 온 것 같아요. 광해를 떠나보낼 때 정말 짠할 것 같네요."
`화정’을 떠난 차승원은 강우석 감독의 신작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김정호’로 바로 영화촬영에 돌입한다. 잘못된 지도로 아버지를 잃고, 정확한 지도를 향한 열망을 품게 된 김정호가 마침내 조선 최대의 전도 대동여지도의 목판본을 만들면서 시대적 운명과 맞서는 이야기다.
올해 차승원은 tvN ‘삼시세끼’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차줌마’로 대중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 수많은 광고도 찍었지만 그는 스스로를 “`삼시세끼’로 잘 됐다고 해서 그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가는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을 밖았다.
“한정되지 않은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저는 `니마이’도 ‘산마이’도 가능한 2.5배우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줄타기를 교묘하게 하는 배우, 그렇게 만들어 주는 작품을 만나서 마음껏 연기를 펼치는 게 제 행보의 목적지가 될 거에요. 지금도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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