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들 대물림 어렵고 경기호전 매매 적기
▶ 한인들도 비슷한 양상
35년 간 LA 한인타운의 대표 중식당인 용궁이 지난달 새 주인을 찾았다. 왕덕정 용궁 사장이 라크레센타에서 2개의 중식당을 운영하는 40대 한인 최모씨에게 사업을 넘긴 것이다.
간판은 유지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르면 다음 달 새로운 사장이 운영하는 용궁이 문을 열 전망이다.
1남1여를 둔 왕 사장은 “좁은 한인마켓을 놓고 어렵게 해온 사업으로 2세들에게 넘겨줄 마음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왕 사장의 자녀들은 각자 자기 일을 하고 있다.
한인 1세는 물론이고 주류사회의 베이비부머 세대도 가업 승계로 골치를 앓고 있다. 왕 사장의 경우처럼 1세의 지론에 따라 또는 자녀들이 마다해 마땅히 사업을 물려주지 못하면서 베이비부머들이 주도한 소기업 매각 규모가 6년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온라인 소기업 마켓 플레이스인 비즈바이셀닷컴(bizbuysell.com)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올 2분기 매물로 나온 소기업 숫자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고 전했다.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 규모의 큰 장이 들어선 것으로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 늘었고 식당(12%), 서비스업(11%), 소매업(9%)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에서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뉴욕은 1년 전에 비해 200%가 늘었고 가주에서는 샌호제 64%를 비롯해 새크라멘토 42%, 샌프란시스코 31%, 샌디에고 18%, LA 7% 등으로 증가했다.
비즈바이셀닷컴은 “소기업 매물은 경기가 호전된 바람에 늘어난 것도 있지만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시점과 맞물려 증가한 매물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집을 팔기 위해서 페인트부터 칠하듯 기업을 매각하려면 안정적이고 원활한 오퍼레이션과 함께 건전한 장부가 기본조건인데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다.
금융위기로 소기업들의 실적이 후퇴했던 2008~2010년과 달리 지난 3년 여간은 경기가 회복되며 실적이 개선됐고 적정가에 매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실제 올 2분기 동안 실제 거래가 마감된 소기업의 매매건수는 1,913건으로 1분기 1,830건, 지난해 4분기 1,848건보다 많았고 매각 중간 값은 3분기 연속 20만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기업들도 우량해져 평균 연매출은 45만달러로 사상 최대였으며 현금 유동성의 중간 값은 10만2,995달러로 1년 전 10만달러보다 개선됐다.
다만 1세들은 이래저래 착잡한 심정이다. 오하이오에서 30년 가까이 강철주조 공장을 공동 경영해온 64세 동갑내기 댄 비자로와 빌 조던은 최근 46세인 에콰도르 사업가 로베르토 산토스에게 사업체를 매각했다.
그러나 이 둘은 바로 떠나지 않고 생산과 설계분야의 부사장으로서 회사에 남았다. 어차피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했기에 택한 길이다.
한인 1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왕 사장은 “1세들이 해온 사업을 이해 못하고 고객층과의 정서적 교감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2세에게 가업 승계를 강요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가업도 내 자식 같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가업을 이어받는 대신 본인이 선택한 진로로 나아가려는 것도 1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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