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NA 이중나선 구조’ 밝힌 노벨상 수상자 프란시스 크릭
▶ “외계인이 의도적으로 미생물 보내 지구 생물계가 탄생”
■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날의 우연 / 프란시스 크릭 지음·김영사 펴냄
인류를 포함한 지구상 생명체의 기원을 밝히는 문제는 인간이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핵심적인 주제였다. 논쟁은 크게 2가지다. 최초 생명체가 지구 자체에서 생겨났다는 것과 외계에서 유입됐다는 것이다. ‘지구설’은 다시 나뉘는데 40억년 전 지구가 형성되면서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무기물질로부터 미생물이 생겨났다는 자연발생설과 어떤 창조주가 생명체를 만들었다는 창조설이다. ‘외계설’은 외계에서 미생물이 유입돼 진화했다는 설과 외계 생명체가 아예 지구생명체를 만들었다는 설로 구분된다.
외계설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1903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스반테 아레니우스. 그는 다른 행성으로부터 지구로 날아온 미생물이 지구 생명의 씨앗이 됐다고 주장했다. 아레니우스는 ‘두루 존재하는 씨앗들’이라는 뜻에서 이 주장에 판스퍼미아(panspermia) 이론, 곧 범종설(汎種說)이라고 이름 붙였다.
판스퍼미아 이론은 곧바로 공격받는다. 러시아의 생화학자인 알렉산더 오파린은 1923년 화학반응에 의해 원시지구에서 단순한 물질로부터 최초의 세포가 자발적으로 형성됐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후 1953년 오파린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실험이 시도됐는데 그 유명한 밀러-유리 실험이다. 시카고 대학의 스탠리 밀러와 해럴드 유리는 실험실의 원시지구에서 원시생명체를 만들었다. 즉 플라스크안에 원시대기의 주성분인 메탄·암모니아·수증기와 원시대양인 약간의 물을 넣은 다음 화산폭발이나 번개를 인공적으로 모방한 전기방전을 일으켰다. 플라스크안에 아미노산을 비롯한 여러종류의 유기물질, 즉 초기 생명체가 생긴 것이다.
논란은 이어졌다. 생명의 자연발생을 인정하더라도 그 장소가 꼭 지구라고는 할 수 없다. 다른 행성에 더 훌륭한 조건이 있지 않느냐는 반론이다. 이런 범종설은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생명체의 근거지가 지구 하나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주는 아주 넓은데 꼭 지구만 고집하는 것은 공간낭비다.
‘생명 그 자체: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원제=Life Itself)’에서 프랜시스 크릭은 범종설을 더 발전시킨 ‘정향(定向) 범종설(汎種說)’을 내놓는다. 그는 ‘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대학자다. 그의 정향 범종설은 무작위로 씨앗이 퍼진 것이 아니라 특정한 의도로 지구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즉 고도로 발달한 외계 생명체가 DNA를 담은 일종의 씨앗인 미생물을 우주선에 태워서 지구로 보냈고 그것이 진화를 거듭해 오늘날의 지구 생물계가 만들어졌다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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