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N, 대규모 계좌 폐쇄 통보 ...후폭풍
은행 “이유 설명할 의무 없다” 막무가내 내몰려
유지비만 드는 ‘돈 안 되는 계좌’대상인 듯
BBCN 은행(행장 케빈 김)이 일부 고객들에게 계좌 폐쇄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BBCN은 개인계좌는 이달 말까지, 비즈니스계좌는 다음 달 말까지 폐쇄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긴 ‘통지서(Account closure notice)’를 일부 고객들에게 이미 발송했다.
BBCN의 한 고객은 “10년 넘게 BBCN을 이용했는데 한 달 안에 계좌가 폐쇄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더욱이 이번 계좌 폐쇄와 관련 아무런 이유를 듣지 못해 황당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폐쇄 통보를 받은 계좌 중에는 정부 보조금 수혜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이번 계좌폐쇄의 이유와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BBCN 측은 7일 현재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BBCN LA 본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은행 내부 영업 방침에 의해 내려진 조치”라는 기본입장만 재확인했다. 또한 이번 조치로 폐쇄되는 계좌 숫자와 액수 등 정확한 규모에 대해서도 내부 규정상 밝힐 이유도,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BBCN 동부총괄본부(본부장 김동준)는 “본사 결정으로 지점에 특별한 지침이 내려온 것이 없기 때문에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다만 일부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BBCN의 이번 일방적인 계좌폐쇄 조치를 바라보는 미주 한인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계좌 폐쇄 통지서를 받은 고객들은 BBCN의 이번 결정에 분노와 함께 심지어 불안해하고 있다.
▲차가운 시선, 비난 폭주
BBCN의 일방적인 계좌 폐쇄 통보 소식이 알려지면서 뉴욕과 뉴저지 포함, BBCN 각 지점에는 통지서를 받은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했고 언론사에도 제보전화가 잇따랐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BBCN을 비난하는 글들이 폭주했다.
계좌 2개가 폐쇄 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김모씨는 “농락당한 기분”이라며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했더니 지점은 본점으로, 본점은 지점으로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남은 BBCN의 다른 계좌들도 모두 정리해 다른 은행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팔순의 어머니가 충격에 빠졌다는 한인도 있었다. 한 한인 여성은 게시판에 쓴 글에서 “어머니가 당했다. ‘당했다’는 표현밖에 떠오르는 게 없다”며 “웰페어를 받는 계좌인데 힘없는 노인네가 지점에 찾아가서 ‘내가 뭘 잘못했냐’고 묻는데 잔액을 내주면서 다른 은행을 알아보라고 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불친절한 통지서
BBCN이 지난 1일자로 발송한 계좌폐쇄 통지서는 주류은행에서도 통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는 평가다. BBCN은 통지서에서 ‘10월31일 폐쇄를 통보한다’고 시작해 ‘그 이전이라도 해지가 가능하며 그렇지 않으면 잔액은 은행발행 수표(casher’s check)로 우송해 드리겠다’고 안내했다. 일반적으로 폐쇄 이유, 예를 들면 ‘크레딧 히스토리가 정해둔 기준 이하로 떨어져 폐쇄하게 됐다’는 설명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BBCN은 곧장 대비책을 마련하라는 안내로 넘어가 ‘자동입금이나 인출이 설정돼 있다면 대체해 달라’며 ‘계좌 폐쇄일 이후 결제 요청이 들어오지 않도록 수표 발행에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방적 폐쇄 배경에 관심
BBCN이 계좌폐쇄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일단 수익이 안 나는 계좌들을 일괄 정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최근 BBCN을 둘러싸고 연방금융보안법(BSA) 관련 이슈가 없었고 통보를 받은 계좌들이 대부분 오래된 것들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한인 은행권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계좌는 수시로 정리하는 것이 통상 은행의 업무이고 권한이지만 이번처럼 대대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라는 견해다.
한 한인은행의 관계자는 “통보를 받은 고객들의 공통점은 밸런스가 많지 않고 수수료는 내지 않으며 입출금 패턴이 단조로운게 특징”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대표적으로 유지비용만 소모되는 소위 ‘돈이 되지 않는 계좌’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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