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더·모어랜드·해밀턴 고개 숙인 ‘좌타라인’
예상대로 중심 타선의 화력 대결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토론토는 14일 끝난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중심 타자들의 결정적인 홈런으로 6-3 승리를 거두고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출전권을 따냈다.
1-2로 뒤진 6회 터진 4번 타자 에드윈 엔카르나시온의 대형 좌월 동점 솔로포, 3-3이던 7회 나온 호세 바티스타의 역전 결승 3점 홈런으로 22년 만에 가을 잔치에 출전한 토론토는 월드시리즈를 향한 여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반해 프린스 필더, 미치 모어랜드, 조시 해밀턴 등 텍사스 타선을 지탱하는 핵심 좌타 요원들은 토론토 중심 타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리즈 내내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5차전에서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두 번째 홈런을 날린 추신수만이 사실상 중심 타자 중 체면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추신수의 올해 디비전시리즈 타율은 0.238(21타수 5안타)로 높지 않지만, 필더(0.150), 모어랜드(13타수 무안타), 해밀턴(0.167)보다 나았다.
4차전에서 안타 3개를 몰아쳐 포스트시즌 개인 첫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쳤고, 5차전에서는 홈런 맛도 봤다. 이렇다 할 인상을 주지 못한 세 좌타자보다는 팀 기여도가 높았다.
필더와 해밀턴이 합작한 안타는 6개로 추신수 혼자 친 것보다 고작 1개 많았다.
토론토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232개의 홈런을 날렸다.
특히 2∼4번에 포진한 조시 도널드슨(41홈런·123타점), 바티스타(40홈런·114타점), 엔카르나시온(39홈런·111타점) 삼총사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아무리 강한 방망이라도 더 강력한 방패에 꺾이는 장면은 가을 야구에서 자주 보는 일이다.
그러나 토론토 핵 타선을 잠재울 방패의 두께가 두껍지 못했던 텍사스는 타선의 한 방에 기대를 걸었다가 낭패를 봤다.
토론토는 시리즈 1∼2차전을 내준 뒤 텍사스의 홈에서 치른 3∼4차전에서 홈런으로 되살아났다. 3차전에서는 트로이 툴로위츠키의 3점 홈런이, 4차전에서는 도널드슨과 5번 타자 크리스 콜라벨로의 홈런이 터졌다.
텍사스 타선은 5경기에서 고작 홈런 3방을 터뜨리는 데 그쳤다. 추신수를 빼면 로빈손 치리노스, 루구네드 오도르 등 하위 타순의 타자들이 한 방씩 쳤을 뿐 팀 내 홈런 공동 1위(23개)인 필더와 모어랜드는 침묵했다.
토론토가 시리즈 2∼5차전에 잇달아 우완 선발 투수를 내보낸 점에 비춰보면 좌타자들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텍사스 주포 노릇을 톡톡히 해낸 필더는 가을에 약한 징크스를 이번에도 깨지 못했다.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타율 0.150(20타수 3안타), 1타점에 머물렀다. 그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0.189(164타수 31안타)이고, 홈런 5개, 11타점을 올렸다.
추신수보다 8배 가까이 많은 타석에 들어선 점을 고려하면 명성에 많이 부족한 성적이다. 이번까지 통산 두 차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뛴 추신수는 통산 타율 0.250(24타수 6안타), 홈런 2개, 3타점을 수확했다.
필더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뛰던 2012∼2013년 포스트시즌 24경기에서 타율 0.196(92타수 18안타), 홈런 1개, 3타점에 그쳐 가을에 약한 선수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을 들었고, 이번에도 고개를 숙였다.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받은 것도 아니었기에 변명할 부분도 적다.
좌타자의 부진으로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확 떨어지는 상황에서 팀의 정신적인 지주 애드리안 벨트레마저 허리 통증으로 2∼3차전에 나서지 못한 건 텍사스에 큰 타격을 줬다.
오도르와 델리노 드실즈 등 젊은 피가 펄펄 날았지만, 추신수를 제외한 나머지 몸값 높은 선수들이 기대를 밑돈 탓에 텍사스의 가을 축제는 단 5경기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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