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 5만5,000에 절반 이상이 라티노… 친 민주성향 뚜렷
▶ 1월쯤 지지후보 공식 발표 예정

네바다 요식노조원들이 트럼프 호텔 앞에서 단체협약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라스베가스> 2년 전 에드가 몬타노가 이곳으로 이주해 왔을 때 그가 일했던 세차장의 근무시간은 일정하지 않았으며 임금도 형편없고 무엇보다 일자리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럭서 호텔에서 객실을 담당하고 있다. 침대보를 갈고 화장실 비품들을 채우는 게 그의 일이다. 그러나 올 21세인 그가 받는 시간 당 17달러의 임금은 양어머니에게 건네는 월세와 멕시코에 사는 친척들에게 간혹 물건들을 보내주는 데 충분한 액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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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불법체류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몬타노는 현재의 괜찮은 형편이 네바다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인 요식노조 로칼 226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는 다음 번 대선에서 투표할 생각이다. 그리고 노조원들의 일자리 안정성과 의료보험 혜택, 그리고 임금을 위한 협상을 이끌어 오고 있는 노조 지도부의 지침에 따를 계획이다. 몬타노는 노조에 대해 “우리는 가족과 같다. 그들은 우리를 마치 친가족인 것처럼 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곳에서 대선토론회를 가진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요식노조의 지지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이 노조는 네바다 노조들 가운데 가장 많은 멤버를 거느리고 있을 뿐 아니라 절반 이상이 라티노들이다. 노조원들은 매년 라스베가스를 찾는 5,000만명 이상 방문객들을 위해 호텔 복도를 광내거나 칵테일을 서빙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노동자들이다. 또 라티노는 민주당의 주 코커스 결과를 좌우하고 민주당에 대선에서의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유권자층이다.
노조는 간혹 공화당을 지지하기도 했다. 지난 해 주지사 선거에서 그랬다. 하지만 보통은 민주당 쪽이다. 그리고 이들의 지지가 지닌 영향력은 크다. UNLV 정치학과 데이빗 대모어 조교수는 “이런 정도 규모의 그룹이 캠페인에 적극 나설 경우 그 위력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주들과 달리 네바다에서는 라티노 유권자들을 동원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그들은 이미 잘 조직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요식노조인 ‘유나이트 히어’(Unite Here)와 연계돼 있는 요식노조는 아직까지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계자들은 2월로 예정돼 있는 네바다 코커스에 앞서 1월쯤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막후에서는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그리고 마틴 오말리 등 민주당 후보 참모들의 노조지지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클린턴은 대선토론회에 앞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피켓시위 현장을 찾아 이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오말리도 지난 여름 비슷한 시위현장을 방문했다. 샌더스는 금년 초 노조본부에서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기도 했다. 대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부통령 조 바이든 역시 지난 달 LA에서 노조 간부들을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했다.
노조 지지를 향한 구애는 최소 한 가지 이슈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에 벌써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클린턴과 샌더스, 오말리는 오는 2018년부터 발효 예정인 좋은 내용의 일부 업주지원 건강보험에 대해 ‘캐딜락 택스’라 불리는 세금을 부과하는 안을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세금을 없애는 것은 노조원들의 베니핏을 위해 협상을 벌여오고 있는 요식노조와 다른 노조들의 최우선 이슈가 되고 있다. 요식노조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연방의회에서 이 법안을 폐기하는 안이 입법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스페인어 라디오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포괄적 이민개혁안 역시 노조의 키 이슈이다. 이 노조의 멤버들은 160개 이상의 나라들에서 왔다. 노조의 정치담당 책임자인 이바나 칸셀러는 “우리는 이민자들의 노조다. 당신이 네바다의 라티노들과 이민자들 표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그것은 우리 노조원들과 그들의 가족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브렌다 플로레스는 그런 가족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녀는 21년째 노조 멤버인 엄마 마리아와 함께 플라멩고 호텔에서 일한다. 그녀는 식음료 캐시어이다. 플로레스와 몬타노 같은 많은 노조 멤버들은 미국에 수십년째 살고 있지만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때문에 신분 구제를 받지 못한 채 불체자로 남아 있는 가족들을 갖고 있다. 플로레스는 “이들은 단지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기 원하는 사람들일 뿐”이라며 “당신들은 일하러 가면서 헤어지지 않고 다시 가족들과 만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몬타노는 20년 이상 불체자로 살아가는 미시건 거주 삼촌이 있다. 몬타노는 “그는 일을 하고 잇으며 이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 그는 미국인과 다름없다. 여기 아주 오래 살았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노조사무실에서 멤버들에게 트럼프 호텔 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전화 캠페인을 벌였다. 이 시위의 목적은 공화당 재선후보인 억만장자 트럼프의 이민정책과 단체협약 반대를 규탄하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호텔 종업원들 가운데 노조원은 한 명도 없다.
몬타노는 공화당에 대해 “그들은 미국이 어디로 가는지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국경장벽 설치안에 대해서도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었다. 몬타노와 플로레스는 노조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008년에 플로레스는 노조 지지를 받은 버락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었다. 그 해 노조가 지지후보를 발표한 후 유권자 협박 등 주장이 제기되면서 오바마와 힐러지 지자들 사이에 내분이 일었다. 네바다 대학 리노 캠퍼스 정치학과장인 에릭 허직은 “아주 추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되었다. 누가 이번에 지지를 받을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가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겠다는 몬타노 역시 지난 내분이 2016년 선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들이 노조의 이슈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노조 표를 얻지 못해 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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