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중앙아시아 순방 우즈베크 127억엔 경협 등 행보
▶ 타지키스탄 인프라 지원… 천연가스 플랜트 건설 수주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도쿄 남쪽 사가미 만에 입항한 미 해군의 핵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를 미일 군 관계자들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미국 과 밀월관계를 즐기고 있는 일본은 이번 아베 총리의 중앙아시아 방문을 통해 중국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큰손’행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앙아시아에서 ‘큰손’ 행보를 보이며 본격적인중국 견제에 나섰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중앙아시아를 순방한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 기업들의 사업 확대 등경제적 효과와 함께 최근 이 지역에서 커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5일 타슈켄트 교외에서 개최한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전시설 건설 및 의료센터 기자재 정비 등에 총127억엔(약 1억500만달러)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일본 기술을 우즈벡에 제공하기 위한 협력과 양국 간 인적교류 강화에두 정상은 뜻을 같이했다. 우즈벡은정상회담 합의문 격인 공동성명을 통해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지지를 표했다.
전날타지키스탄에서 아베 총리는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농업 관련 지원과 용수로 시설 등 인프라 정비에 약 8억6,000만엔(약 711만달러)의 ODA를 약속했다.
일본 총리가 중앙아시아를 찾은 것은 2006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당시 총리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방문 이후 9년 만이다. 순방국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3개국은 역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방문했다.
경제지원을 앞세운 아베 총리의대 중앙아시아 외교는 우선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본 기업들의인프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이번 중앙아시아 순방에 약 50개 일본기업 간부가 동행했고 기업들은 투르크메니스탄 내 천연가스 플랜트 건설등 총 180억달러 이상의 사업을 수주했다. 여기에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안정적 자원확보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이번 순방이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를 연결해 거대 경제권을 만들고 있는 중국 시진핑 정권의 ‘일대일로’ 구상과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영향력 확대 모색에 맞서는 측면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한때 ‘러시아의 뒷마당’으로 불렸을 정도로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국의 대중 무역 비중이 러시아를 웃도는 등 지리적으로 근접한 중국과 매우 가까워진 상태다.
특히 중국이 자국 주도의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활용해 협력을 받아야 하는 중앙아시아각국에 자금을 지원해 이들 국가를‘친(親) 중국화’한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5개국 중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4개국은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으로 경제·안보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과도한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일본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이번 방문 목표 중 하나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5일 우즈베키스탄방문 중 2차대전 당시 소련에 의해억류된 일본인들이 건설에 참여한 타슈켄트의 나보이 극장(1947년 완공)에서 콘서트를 관람했다. 아베는 또타슈켄트 교외의 일본인 묘지도 방문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26일 카자흐스탄 국영통신사 카진포름과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로 일자리가 창출되고임금이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년 전 국민에게 일본의 재건을 약속했고 이후 기술혁신과 인적자원활용 개선을 통해 일본은 안정적인 경제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고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그 결과 올해 봄 임금상승률은 지난 17년간 최대치를 기록했고 국내총생산(GDP)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치인6,000억엔(약 49억6,000만달러)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아베노믹스란 무제한의 양적완화(유동성 공급)를 골자로 한다. 물가상승률 2%, 경제성장률 3% 달성을 목표로 엔화를 대량으로 찍어내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통화량을 늘려 엔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유도, 수출 증대를 꾀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앞서 4월 아베 총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도 “15년 동안 지속한 디플레이션이 영원히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디플레이션이 아닌 상황을 만들어냈다"며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자평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달 아사히(朝日)신문이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1%가 아베노믹스로 임금상승이나 고용증가가 나타난다고 답하고50%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일본 내여론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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