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자산·예금 등 견고한 증가세 불구
▶ 각종 비용부담 증가가 수익증가율 압도
■ 3분기 손익계산서 보니
한인은행들의 실적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3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BBCN, 윌셔, 한미 등 상장은행과 태평양 등 4대 한인은행이 성적표를 내놨지만 하나같이 덩치만 커졌을 뿐알맹이가 부실하다. 모두가 내실경영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갈 길이 멀어보인다. 손익계산서 상의 공통점은비용 증가세가 수익 증가율을 압도했다는 점이다.
▲외형은 커졌는데 수익은 줄어한자성어로 본 4대 은행의 사정으로 BBCN은 이면수습(裏面收拾)의형국이다.‘ 짐짓 체면이 서도록 하는치레’라는 의미다. BBCN 스스로는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강조했지만경쟁 은행들은 한 목소리로 “70억이넘는 자산이면 당연히 최소한 그 정도 순익은 내야지”라고 평가했다.
윌셔는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대출과 예금이 견고한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자산은20%나 늘었지만 순익이 12% 감소했다. 주당 순익도 17센트로 월가 전망 20센트에 못 미쳤다.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지표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든든한 대출 파이프라인으로 3분기는 문제없을 거라고 했던 2분기 컨퍼런스 콜이 무색했다.
한미는 아전인수(我田引水)로 바쁘다. 자산은 0.6% 감소했고 순익은36%나 줄었는데 센트럴 뱅콥 인수가마무리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신 텍사스와일리노이에서 의미 있는 대출 실적을올렸고 신설한 헬스케어 뱅킹그룹도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또 4개 지점을 통폐합해 효율을높였다고 했지만 주가는 한때 출렁거렸다.
태평양은 ‘날은 저물고 갈 길은멀다’는 뜻의 일모도원(日暮途遠)으로 요약된다. 28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창립 12년 만인 올 3분기 자산1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순익은 318만6,000달러(주당 32센트)로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했다. 태평양은 뉴저지에 동부 첫 점포인 포트리 지점을오픈하는 등 영토개척에 나섰지만 2분기 말 현재 이미 33개 한인은행 지점이 뉴욕과 뉴저지에 집중돼 있고특히 BBCN의 동부지역본부가 최근대출 1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레드오션으로 변하며 태평양의 애를 태우고 있다.
▲각 부문 이익 줄고, 비용은 늘어4대 은행 모두 대출과 자산, 예금은 늘었지만 이에 따른 이익 증가세보다 비용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수익원인 대출에 따른이자 및 수수료 관련 수익 증가율은둔화되고 있다. BBCN과 윌셔는 각각2%와 7%에 그쳤고 한미는 전 분기대비 1.2%가 감소했다. 한 한인은행관계자는 “대출 경쟁이 심화되면서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내실 면에서는상대적으로 질 낮은 대출이 증가한셈”이라고 평가했다.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부작용의 증거는 비이자 수익 측면에서도 발견된다. 예금 서비스 수익을비교한 결과, BBCN은 올 3분기 317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8% 감소했고 윌셔는 308만달러로 6% 줄었다.
SBA 론 대출 수수료 수익도 태평양은 167만달러로 44.9%나 감소했으며BBCN은 339만달러로 5%가 줄었다.
손익계산서를 종합한 결과, 윌셔의이자 수익은 7% 증가한 반면 이자지출 증가율은 48%에 달했고 한미의 비이자 수익은 37.2%가 줄어든 반면 비이자 지출은 12.7%가 늘어나는등 지출이 수익을 압도했다.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이지점 숫자와 지역, 대출액과 예금 규모, 총 자산 등 외형 성장에 얽매여있음을 보여주는 성적표”라며 “입으로만 내실성장을 외칠 것이 아니라실제 엄격한 자산 관리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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