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매업자 해외 수입 탓
▶ 농장들 이윤 줄어‘울상’

해리스 팜스는 가뭄으로 총 1만4,000에에커에 달하 는 가용 농지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에만 작물을 심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값 인상 등 경비상승으로 말미암아 해리스 팜스의 이윤폭은 크게 축소됐다.
캘리포니아를 바싹 말린 역사적 가뭄으로 수만 에이커의 휴한지가 생겨났고용수비용으로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추가경비가 발생했으나 미국 전역의 농산물 가격은 좀처럼 들썩이지 않고 있다.
연방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생과일의 평균 소매가격은 3% 하락한 반면 채소가격은 1% 뛰었다. 이에 비해 전반적인 국내 식료품 평균 가격은 2%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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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작물산지를 강타한 혹독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농작물 가격이 큰 변화를 보이지않고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이 나눠져야 할부담을 생산자들이 통째로 떠안고 있음을 시사한다.
생산자 입장에서도 소비자와 고통을 분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현실적 여건상그럴 수가 없다.
농산물 재배업계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할만큼 사분오열된 상태다. 조각조각 나뉘어져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는 관계다.
이런‘ 레드 오션’ 환경에서‘ 칼자루’는 자연스레 도매업자와 소매업자들이 쥐게 된다.
미국의 농가들은 생산량을 축소할 때마다 멕시코, 칠레 등지로부터 작물을 수입해 부족분을 채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생산량이 줄어도시장 공급량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농산물 가격 불안정 조짐을 차단한 또 하나의 이유는 ‘가뭄을 타지 않는 작물’로 농경방향을 전환한 재배농가들의 발빠른 대처였다.
캘리포니아 농가들이 농수집약적인 곡류보다 물이 적게 드는 과일과 야채 재배로 재빨리돌아선 것이 가뭄에 따른 가격상승 압박을 덜어내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가격 레버리지가 없다는 점은 치솟는물값과 인건비 등‘ 경비와의 전쟁’을 치르는 중인 캘리포니아의 과일과 야채 공급업자들의 이윤폭을 더욱 좁게 만드는 요인이다.
샌호퀸 밸리 소재 농작물 재배업체인 해리스팜스의 재무책임자 스티브 함은 “늘어난 원료투입 경비와 대규모 휴한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으로 이윤폭이 대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팜스의 영업이윤폭은 2013년 이래 계속해서 두자릿수 퍼센티지포인트의 위축세를이어왔다.
함은 총 1만4,000에에커에 달하는 해리스 팜스 가용 농지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에만 작물을 심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고정경비 때문에 농경지를 줄여도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산지 과일가격은 식품점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비해 훨씬 빠르게 떨어졌고 이로 인해 생산자들의 목을 조이는 이윤축소 압박은더욱 가중됐다.
미국 연방 농무부(USDA)은 올해 산지 과일가격이 6% 하락하고 야채가격은 변화를 보이지 않거나 1%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책임자들은 4년째 계속되는 캘리포니아의 기록적 가뭄이 이어진다면 작물 손실이 더심각해질 것이며 농부들이 휴한지를 늘림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들썩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작물 재배업자들은 캘리포니아의 가뭄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레먼과 아보카도 생산자인 리모네이라의 최고경영자 해롤르 에드워즈는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회사 경영이 가뭄으로 큰 타격을 입지않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관개비용과 작물처리비용 증가로 물 사용에 더욱 전략적인 입장을 취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가뭄이 악화되거나 정부기관이 물 사용 제한을 강화할 경우 샌타 폴라에 위치한 레미네이라 역시 피해를 입게 된다고 덧붙였다.
농가들은 그들의 위치와 수리권(water rights)등급에 따라 물 사용에 숫한 제한을 받고 있다.
가뭄은 450억 달러 규모인 캘리포니아의 농업경제에 고르지 못한 영향을 주었다.
살리나스 밸리와 같은 해안지역은 일반적으로 기후가 상대적으로 온화하고 중부 캘리포니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지하수에 대한 접근이용이하다.
반면 바싹 마른 샌호애퀸 밸리의 상당수 작물재배자들은 고갈되어가는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돈을 뿌리고 있다.
지하수를 지상으로 퍼올리려 올해 캘리포니아 작물재배업자들이 지불한 돈은 평년의 7억8,000만 달러에서 무려 5억9,000만 달러가 늘어났다.
UC데이비스는 가뭄으로 인한 캘리포니아주의 휴한지 역시 평년에 비해 45%가 늘어난 54만2,000에이커가 추가될 것으로 추산했다.
가주의 많은 농부들은 물사용량당 수익률이높은 작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물을 많이먹는 쌀과 알팔파, 목화 등 타주 경쟁자들이 많은 작물을 피하는 대신 캘리포니아산의 시장점유율이 높아 전략적 이점을 지닌 포도와 아몬드 등에 공을 들인다. 이 같은 전략 역시 가주의 과일과 야채가 가뭄의 영향을 덜 받는데기여했다.
연방 농무부(USDA)는 올해 캘리포니아산 포도와 딸기, 귤, 배와 파스타 소스 및 수프에 사용되는 가공용 토마토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달러화 강세도 캔털로프와 오렌지 등 외국산과일의 수입량을 늘리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멕시코를 비롯한 해외 재배자들의 입장에서도 미국인 바이어들에게 과일을 팔아치우는 것이 국내 시장에 넘기는 것보다 더 이익이 되기때문이다.
BB&T 캐피탈 마켓의 애널리스트인 헤더 존스는“ 아직까지는 캘리포니아가 농산물 시장을지배하고 있지만 멕시코 등지의 생산량 역시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농산물재배업체에게 경쟁심화는 도전이 가중되는 것을 의미한다.
프레즈노 카운티에서 멜론, 아스파라거스와토마토 등을 생산하는 터록 푸릇은 3,000에이커의 경작지 가운데 900에이커를 휴한지로 남겨두었다. 물론 가뭄 탓이다.
노는 땅이 늘어나니 자연 수입이 떨어지고,이윤폭도 하락했다.
게다가 도매가격은 순수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제한된 상태다.
이 회사의 공동 오너인 스티브 스미스는 “경쟁이 심하다는 것은 공급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한지를 늘려봤자 공급원이 다양하다보니 가격을 끌어올릴 여지가 없다”고 푸념했다.
미국 최대 아티초크 재배사인 오션 미스트팜스는 늘어난 가뭄관련 경비를 소비자에게 일부 떠넘기기 위해 애를 썼지만 끝내 성공하지못했다.
9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오션 미스트 팜스의최고경영자 조 페지니는 지난 봄 아티초크 수확량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페지니는 “생산량 감소로 가격은 자연히 올라갔지만 전반적 수입 감소를 보상해주기엔 충분치 않았다”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의 장부를 들춰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작황이 신통치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충제구입비용은 평년보다 훨씬 많이 들어갔다는 점도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다.
원래 해충들은 뜨겁고 건조한 조건에서 번성한다.
끔찍한 가뭄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주에서 해충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캘리포니아 농가와 작물재배업체들은 태평양의 기상패턴으로 보아 올겨울 강력한 엘니뇨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큰 기대를걸고 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겨울 상당한 수준의 강우량이 기록되면서 해갈이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터럭의 스미스는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며“ 엘니뇨현상으로 올겨울 많은 비가 내리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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