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골프’가격‘디젤 골프’보다 싸
▶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은 문제

노르웨이는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전기차 보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경찰서 마구간 앞에 전기차 테슬라 S 모델이 세워져 있다. <뉴욕타임스>
■대당 1만2,000달러 상당 인센티브 제공… 보급률 전 세계 1위
<오슬로>베리트 노르드가르덴과 그녀의 남편 에이빈드 텔레프손은 매연을 뿜지 않는 자신들의 닛산 리프 전기차를 사랑했다.
하지만 85마일에 불과한 배터리 수명은 두 아이들과 주말 오두막으로 여행가기에는 너무 짧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래서 이 부부는 큰마음 먹고 두 번째 차를 샀다.
배터리 수명이 3배에 달하는 테슬라 모델 S 럭서리가 그것이다. 시장에 나온 전기차들 가운데 최고로 치는 모델이다. 그러나 8만7,000달러에 달하는 차를 사기 위해 부부는 오슬로의 집을 재융자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노르웨이 정부가 전기차 구입을 독려하기 위해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보조금과 인센티브가 없었다면 이 차를 살 엄두를 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컴퓨터 엔지니어인 텔레프손은 “인센티브가 없었다면 차를 구입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마 중고 스코다 정도를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를 비롯한 수많은 노르웨이인들은 화석연료 자동차를 줄이려는 노르웨이 정부의 세계에서 가장 야심찬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인구 520만의 노르웨이 정부는 온실개스를 줄여 UN이 설정한 목표치에 도달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엔진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문제점이 노정된 시기에 노르웨이는 전기차를 확산시키는데 성공한 글로벌 모델이 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노르웨이를 지켜보고 있다. 노르웨이의 전기차 보급률을 따라올 국가는 없다. 여전히 전기차 보급률은 2% 정도이지만 이는 두 번째로 보급률이 높은 네덜란드의 1%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이다. 그리고 확산 속도는 따라올 나라가 없다. 현재 노르웨이에서 팔리는 자동차 5대 가운데 한 대가 전기차이다.
일부에서는 노르웨이 정부의 정책이 비용 효율적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또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 조차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노르웨이 정부 프로그램 가운데 일부는 다른 국가들이 따라 하기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노르웨이 정부는 흔들림 없이 이 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네소타 대학 환경공학과 부교수인 줄리안 마샬은 “세계에서 전기차를 사용해야만 하는 국가가 있다면 그곳이 바로 노르웨이”라고 말한다. 클린 에너지 국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르드가르덴은 자신과 남편이 2년 전 화석연료 자동차 대신 리프를 고른 것은 정부의 프로그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전에는 자동차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재미있다”며 “개솔린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1980년대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화석연료와의 결별을 추진하는 노르웨이 정부 프로젝트가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노르웨이가 세계 최대 원유 및 천연개스 생산국들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 때문이다. 하지만 노르웨이는 유속이 빠른 강들이 넘쳐나는 축복도 받았다. 수력으로 전기를 싸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르웨이 전기는 더 깨끗하고 가격이 싸다. 전기차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요인이다.
지지자들은 전기차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전기차는 에너지의 60%를 바퀴로 전달함으로써 기존 자동차들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솔린 자동차의 경우 전달률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열로 손실된다.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가 많은 비율을 차지해야 한다”고 노르웨이 기후환경 차관인 라르스 룬데는 강조한다. 또 전기차는 다른 자동차들보다 생산비가 높기 때문에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개스를 내뿜으면 환경 친화적 연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비싼 비용을 치르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년 이상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노르웨이 정부는 오는 2017년 말까지 전기차가 5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해 왔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지난 4월 이미 달성했다. 그리고 9월말에는 전기차 대수가 6만6,000대로 늘었으며 개솔린과 전기를 혼용하는 도요타 프리우스도 8,000대에 달하고 있다.
룬데 차관은 노르웨이 정부는 국민들의 환경의식에 의존하가 보다는 전기차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차량세를 면제해 주고 무려 25%에 달하는 판매세와 등록세까지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동차의 무게와 엔진 크기, 그리고 인산화탄소 배출량 등에 따라 1만2,000달러를 훨씬 넘을 수도 있는 액수이다.
이런 혜택이 어떻게 전기차 판매로 이어지는지 보려면 올해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폭스바겐 e-골프를 보면 된다. 오슬로의 한 딜러십의 경우 스탠다드 디젤 골프는 액 4만달러에 팔린다. 비슷한 사양을 가진 e-골프의 경우 공제혜택을 빼고 나면 3만1,000달러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이웃 스웨덴의 경우는 다르다. 이곳에서는 보조금이 없다. 이곳에서는 노르웨이와 반대로 스탠다드 골프는 3만달러 미만, e-골프는 4만달러 가까이에 팔린다.
노르웨이에서는 자동차를 모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비싼 주차료와 다리 및 터널 통과시 내야하는 톨 비용 등이 만만치 않다. 전기차는 이것도 면제 받는다. 자동차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는 데 불과 수달러 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오슬로 중심부 주유소에서 개솔린은 갤런 당 6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전기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가 전기차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캘리포니아 등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문제이다. 현재 오슬로에는 공공 충전소가 700개 밖에 되지 않는다. 당국은 올 연말까지 이를 1,000개로 늘릴 계획이지만 여전히 대부분 운전자들은 집에서 충전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또 전기차에 광범위한 면세혜택이 주어지면서 시와 지방 정부들이 세수 결손을 불평하고 있다. 룬데 차관은 각 지방정부들이 점진적으로 면세혜택을 줄어나갈 수 있도록 권한을 늘려주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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