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라도 빨라야 1년내내 가정·사무실 선점, 광고효과”
▶ 한국→LA항 도착 즉시, 미 동부지역 지점 배송 오류 있으면 망신 긴장도
집이나 사무실에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 덕분에 인기가 높은 은행 달력을 놓고 한인은행들이 배달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전달해야 다른 은행 달력들을 제치고 고객들의 가정이나 거래처 사무실에 먼저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제작한 내년도 달력들이 도착하는 LA항을 시작으로 본점과 지점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한인은행권에 따르면 LA 항에는 한인은행들이 한국에서 주문한 내년도 달력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BBCN과 윌셔은행은 이미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고 도착이 예정된 곳도 일정을 확인하고 조율하는 등 분주한 분위기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경쟁 은행들보다 빨리 고객들에게 전달돼야만 먼저 벽에 걸리고 탁상을 차지할 수 있다”며 “일 년 내내 선점한 자리를 지키면 막대한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BBCN 은행은 지난주 초 LA 항에 한국에서 제작한 달력 약 8만여부가 도착했다. 다른 은행들에 비해 빠른 편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가주를 비롯한 서부는 물론, 일리노이,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등 18개 지점이 있는 동부로 다시 재 발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BBCN 관계자는 “비용이 들더라도 국내 운송도 빠르고 믿을 수 있는 곳과 거래해야지 아니면 미 동부지역 배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CBB 은행은 달력 도착이 당초 예정보다 며칠 늦어질 전망이다. 내주 초 탁상용 달력 도착이 예정돼 있고 벽걸이형 달력은 12월 초 도착한다. 무인 비행 드론을 활용해 대자연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실린 예술성을 갖춘 달력이지만 늦으면 무용지물이다.
CBB 관계자는 “예정보다 2~3일 늦어질 예정이지만 12월 초부터 지점장들이 고객들과 만나서 전달하는 일정은 변함이 없다”며 “12월 한 달 간 꾸준히 고객들과 만나 감사를 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크는 벽걸이형 대신 탁상용 달력만 지난해보다 많은 수량을 준비했다. 지난해 달력을 준비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LA의 올림픽과 웨스턴 등 사실상 2개 지점이 늘어난 만큼 고객도 늘어나 달력 수량도 늘려 잡았다.
오픈뱅크 관계자는 “지난해는 서부 항만노조 파업으로 달력 도착이 늦어져 애를 끓였는데 올해는 큰 문제없이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은행들이 신경 쓰는 것은 달력에 혹시 있을지 모를 오류나 실수다. 전문 하청업체가 제작하는 만큼 책임은 업체 측에 있지만 이는 뒤에 따질 문제이고 당장은 배포 타이밍이 연말로 몰려 있어 돌이킬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아무리 수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실수나 오류를 찾아도 안 보이던 문제점이 꼭 달력으로 완성돼 나오면 발견될 때가 있다”며 “배포 스피드만큼 달력의 정확도도 고객들이 은행의 실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한 은행은 달력 배포 직전 오류가 발견돼 전 직원이 동원돼 실수가 보이지 않도록 하나하나 스티커를 붙여 가린 뒤 배포해야 했고 새해가 밝은지 한참 뒤에 오타가 발견돼 망신을 당한 은행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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