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대선-국민‘퍼주기 복지’ 외면 보수 우파 마크리 승리
▶ 미국과 관계개선 추진 세계경제·외교 지각변동

지난달 22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후보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축포가 터지는 가운데 포효하고 있다.
브라질·베네수엘라도 위기“지난 70년간 아르헨티나 정치를지배해온 ‘페론주의'가 막을 내리는것을 의미합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결선투표에서 보수우파 성향의 야당 ‘공화주의 제안당’ (PRO)의 마우리시오 마크리(56)가 집권 여당 ‘승리를위한 전선’ (FPV)의 다니엘 시올리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자 뉴욕타임스가 내놓은 논평이다.
마크리의 승리는 12년간 유지돼온 좌파 포퓰리즘 정권이 무너진 것을 넘어 1940년대 이후 남미를 휩쓴좌파 포퓰리즘의 원조격인 페론주의가 몰락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 결과는 브라질·베네수엘라 등 다른 중남미 좌파 블락이 도미노식으로 붕괴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선거 승리 직후 마크리 당선자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승리를 자축했다. 건설 재벌의 아들이자 기업가 출신인 마크리 후보는 1995년부터 12년간 축구클럽인 보카 주니어스 구단주를 하며 얻은 인기의 여세를 몰아2007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에 당선된 뒤 우파 정당을 결성해 대권에도전했다. 대통령 취임일은 오는 10일이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하면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대통령의 12년에 걸친 부부대통령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이들 부부는 보호무역주의, ‘ 퍼주기 식' 사회복지 정책 등 이른바 페론주의 정책으로 경제난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받아왔다.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은 25%에 달하고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채무 재조정을 거부한 미국계헤지펀드와 소송을 벌이는 바람에 기술적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처했고국제 자금조달 시장이 거의 막히면서 외환 보유액은 9년 만에 최저치로감소한 상태다.
반면 마크리 후보는 자유시장주의와 개방경제를 표방하고 있다. 그는외환시장 개입 자제와 페소화 가치절하 유도, 수출세 인하 등을 통한 수출 경쟁력 회복, 외국인 자금 유치를위한 미국계 헤지펀드와의 협상, 앞으로 10년간 200만개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마크리 후보의 승리는 국제 경제·외교 질서에도 지각변동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과거 갈등을 빚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미국·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등을 추진 중이다.
그의 승리로 중남미 좌파 포퓰리즘 연대에도 큰 균열이 생기게 됐다.
이미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 압력에 처해 있고 니콜라스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다음달6일 의회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높다.
마크리 후보는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메르코수르(남미 공동시장)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해볼리비아 등 다른 좌파 국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다만 마크리 후보의 승리에도 페론주의가 당장 종말을 고할지는 불투명하다. 다음 집권당이 의회에서는소수인데다 우파 정당들도 포퓰리즘정책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 1989년과 2001년 경제위기와경제혼란은 신자유주의적 정책 탓이라는 국민들의 경계감도 크다. 마크리 후보 역시 페론주의자는 아니지만 선거기간 정부 효율화, 경제성장을 내세웠을 뿐 빈곤층에 대한 현금지급 등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국민적 반발을 우려해 점진적 경제개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마크리 후보가 야당과의‘ 허니문' 기간인 임기 첫 몇 달 간고통스러운 개혁조치를 속도감 있게실행하지 못할 경우 결국 포퓰리즘에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경고가 많다.
실제 1940년대 페론 정권 이후 임기말에 페론주의 정책을 실시하지 않은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게블룸버그의 설명이다.
[페론주의(Peronism]
후안 도밍고 페론 아르헨티나대통령이 내세운 경제 사회정책. 외국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확대와임금인상을 통한 노동자 수입증대 등이 대표적인 정책이다.
페론 대통령 집권 초기(1946∼1955년)에는 이러한 부의 재분배 정책이 순기능으로 작동해 중산층이 전체 인구의 60%를 이루는 등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과도한 정부 지출로 재정적자가 심각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아르헨티나경제가 위기에 빠진 원인이 됐다는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페론주의를 현대 포퓰리즘의 원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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