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왕자·샘 월튼 부인 수백억달러 환원키로
▶ 재산 99% 자선재단에… 한국 재벌은 상속싸움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31)의 450억달러 상당의 보유주식 환원 소식으로 거부들의‘통 큰 기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커버그처럼 자수성가로 모은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대신 사회에 돌려주기로 약속하는 부자가 늘어나는 추세다.‘재산환원 동참운동’도 활발하게 벌어지면서 모범사례가 이어지는‘기부의 선순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재벌들이 경영권 보장 등을 위해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 사례와 대조를 이룬다.
■ 해외 부호들 자수성가로 모은 재산 기부하고 떠난다
저커버그처럼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해외 부자들은 많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부부는 재산 가운데 대부분을 부부가 이끄는 자선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세 자녀에게는 각각 1,000만달러씩만 상속하기로 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버핏은 2006년 빌 게이츠 부부가 운영하는 재단과 자신의 가족이 운영하는 3개 재단에 436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올해 7월 전 재산인 320억달러를 내놓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2007년에는 윌마트의 창업자 샘 윌튼의 아내 헬렌 윌튼이 164억달러로 추정되는 재산을 가족재단에 사후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올해 팀 쿡 애플 CEO도 죽기 전에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이츠, 버핏 등 거액 기부를 약속한 부자들의 공통점은 자수성가로 재산을 모았다는데 있다. 막대한 재산을 모으는데 자신의 재능이 발휘되긴 했지만 사회활동을 통해 축적한 부인만큼 사람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한국 갑부들은 재산 환원보다 자녀 상속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재벌 닷컴의 조사 결과 보유자산이 1조원 이상인 ‘수퍼 갑부’는 모두 35명으로 이 가운데 상위 10명은 모두 재벌가 출신의 ‘상속형’ 부자였다. 막대한 유산을 자녀들에게 남기지 않는 해외 사례와는 달리 한국에선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모의 재산을 놓고 ‘피도 눈물도 없는’ 형제간 분쟁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 ‘기부 서약’ 선순환, 저커버그도 모범사례
해외 부자들의 기부는 또 다른 기부를 낳고 있다. 기부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재산환원 약속은 다른 부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버핏과 게이츠는 2010년 억만장자들에게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호소하는 ‘기부약속 운동’(더 기빙 플레지)을 시작했다.
기부 서약은 호응을 얻어 세계 14개국에서 137명의 부호(올해 5월 기준)가 재산환원에 동참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존 록펠러 전 체이스맨해턴 은행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기부 약속에 동참한 부자들이다.
저커버그도 2011년 기부 약속에 동참했으며 이번 딸 출산과 동시에 구체적인 기부계획을 밝혔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저커버그의 기부 약속을 높이 평가하는 성명에서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얼마나 많은 그의 동료가 동참할 것인가”라며 기부를 독려했다.
버핏 회장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미국 기업가 중심의 기부 관행이 이제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호들이 내놓은 거액은 환경보호, 빈곤퇴치 등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뚜렷한 목적에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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