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N 결국 이사진 표대결, 9 대 4로 통과
▶ 일부 이사들 협상 과정서 소외돼… 후유증 예상, 합병 후 두 은행 이사 5명 탈락, 살생부 관심
BBCN과 윌셔은행의 전격적인 합병 발표는 지난 2개월간 첩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고도의 보안 속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협상과정에서 BBCN의 전신인 중앙은행 창립이사들이 철저히 소외되고 합병조건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 없이 성급하게 발표돼 일부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BBCN의 한 이사는 “막판까지 몇몇 이사들이 검토 중이라는 말만 들었다”며 “완전히 소외됐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해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
두 은행 간 협상에는 BBCN 케빈 김 행장과 윌셔 고석화 이사장을 포스트로 BBCN 측에서 황윤석 이사와 CPA 출신의 데이빗 멀론 이사, 윌셔 측에서 역시 CPA 출신의 존 테일러 이사와 도널드 변 이사가 실무를 맡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4명의 실무진으로 실사팀이 구성됐지만 결국 이번 BBCN-윌셔 합병에는 숫자보다는 인간적인 변수가 많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8월 BBCN의 영업실적에 만족하지 못했던 원로 이사들은 BBCN의 다음 단계 성장을 위해서는 합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한미은행 원로 이사들과 합병을 전제로 조율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케빈 김 행장이 배제되면서 원로이사들과의 불협화음이 흘러나왔고 더구나 케빈 김 행장과 금종국 행장 간의 개인적인 감정 등이 겹치면서 BBCN-한미의 합병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못했다. 이같은 사실이 본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충격을 받은 윌셔은행은 뒤늦게 합병전에 뛰어들었다. 이때 고석화 이사장, 정진철 이사가 한인무역협회원의 인연으로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1월23일 한미은행이 오히려 BBCN 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전제로, 금종국 행장이 합병은행의 행장으로 한다는 공개 합병제안서가 발표돼 BBCN 경영진을 자극했고 결국 윌셔은행 합병카드는 갑자기 탄력을 받게 됐다.
두 은행은 4명의 실무진의 대체적인 실사를 토대로 ‘합병은행장에 케빈 김, 이사장에 고석화’의 그림이 그려지고 두 사람이 동의하면서 지난 일요일(6일) 오전 BBCN 긴급이사회가 소집됐다.
이때 이사회의 정확한 의제도 모른 채 나온 이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윌셔은행과의 합병 안건이 이사회에 부쳐졌고 결국 9:4로 통과됐다. 이날 반대한 이사들은 전 중앙은행 창립이사 출신의 원로이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은행 간 갑작스런 발표에는 주 금융감독국(DBO) 등 감독기관에 대한 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BCN은 합병에 대한 보도가 나온 뒤 감독국으로부터 40여가지 문항이 담긴 서한을 받았고 이는 경영과 관련된 내부기밀 유출에 각별히 신경을 쓰라는 모종의 압력으로 해석하고 합병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합병은행의 이사회는 BBCN이 9명, 윌셔가 7명으로 정해졌다. 현재 이사 숫자는 BBCN이 13명, 윌셔는 8명으로 합병은행이 출범할 이르면 6개월 뒤 BBCN은 4명을, 윌셔는 1명을 줄여야 한다. 이사 중 누가 살아남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윌셔 유재환 행장은 4년 전 나라-중앙 합병 때도 중앙은행장이었으나 행장으로 살아남지 못했고 이번에도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행장에서 물러나는 운명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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