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소재 HEB, 5만5,000여명에게 지분 15% 나눠줘
▶ “훌륭한 인력은 회사에도 이익 돼” 370개 스토어에 연 매출 230억달러

HEB의 한 종업원이 식품을 진열하고 있다. 연 매출 230억달러의 이 그로서리 체인은 종업원들에게 지분의 15%를 나눠주기로 했다. <뉴욕타임스>
저임금 소매업체 근로자들의 궁핍과 어려움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역 그로서리 체인이자 텍사스에서 가장 큰 개인 고용주이기도 한 HEB가 5만5,000명 직원들에게 회사 지분을 분배해 주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샌안토니오에 본사를 둔 110년 역사의 이 체인 소유주인 버트 가문은 회사 지분의 15%를 종업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이 업체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연 1,000시간 이상 일하는 21세 이상의 종업원들이다. 텍사스와 멕시코에서 370개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이 업체의 올해 매출은 230억달러이다. HEB는 자격이 되는 종업원들에게 지분 배분 사실을 통보하기 시작했다.
지분 배분 계획은 종업원들의 기여에 보답하고 충성심을 고양하는 한편 이들의 장기적 재정적 상황을 개선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HEB 사장인 크레이그 보이언은 설명했다. 이 계획에 따라 종업원들은 직장을 떠나거나 은퇴할 때 지분을 현금화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업체 수익에 따른 배당금도 받게 된다.
보이언은 “많은 소매업체들이 극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종업원은 가장 큰 비용이 되고 있다. 그래서 사람을 줄이는 것은 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실제로 많은 업체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이것은 함정이라고 생각한다. 밑바닥까지 벌이는 경쟁은 아주 나쁜 미국적 경험이다. 이것은 국가에도 나쁘고 기업들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욱 권한을 위임받고 격려를 받으며 자부심을 느끼는 훈련된 인력은 기업에게도 대단히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HEB는 텍사스 커빌에서 플로렌스 버트가 아주 작은 그로서리로 시작한 업체이다. 물론 HEB가 종업원들에게 지분을 분배해 주는 첫 번째 수퍼마켓은 아니다. 플로리다 레이크랜드에 본사를 둔 퍼블릭스 수퍼 마케츠와 아이다호 보이지에 본사를 둔 윈코 푸즈 같은 업체는 종업원들이 과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두 업체는 고속 성장하는 체인으로도 유명하다. 이 업체들에게는 ‘월마트 살해자’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그렇지만 HEB가 광범위한 종업원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기로 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업체는 종업원들은 ‘파트너스’라고 부른다. 1월부터 종업원들은 자신들의 봉급의 3%에 해당하는 투표권 없는 지분을 받게 되며 근무연한에 따라 1년에 100달러씩의 주식을 적립해 나가게 된다.
종업원 베로니카 발리즈(39)는 “대단히 흥분된다. 이것은 공짜 돈”이라며 이 조치를 반겼다. 그녀는 고등학교 때 물건을 백에 담아주는 일부터 시작해 HEB에서 일해 왔다. 지금은 샌안토니오 스토어에서 종업원 페이롤을 다루는 업무를 하고 있다. 그녀는 “나는 여기서 은퇴할 것이다. 다른 곳에 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HEB는 앞으로 실적에 따라 종업원들의 주식플랜에 계속해 돈을 적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풀타임과 파트타임을 포함한 업체의 전체 종업원 8만6,000명 가운데 주식을 받게 될 사람은 5만5,000명이다.
멕시코 스토어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현재로선 해당되지 않는다. 연방법이 정한 종업원 연금과 건강플랜 규정이 멕시코에서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 HEB의 경영자는 창업자의 손자인 찰스 버트. 버트 가문은 총재산 107억달러로 미국의 44번째 부자로 올라있다.
전국의 노동그룹들은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과 소매업계와 서비스 업계의 보다 유연한 근무시간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월마트 같은 거대 박스 소매업체들이 저임금의 파트타임 노동자들만을 고용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런 압력에 대응해 미국 최대의 민간부문 고용주인 월마트는 지난 2월 종업원들의 시간당 임금을 4월까지 최저 9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6년 2월까지는 이를 10달러로 더 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운동가들은 이를 시간당 15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며 월마트의 계획은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HEB는 캐시어의 현 시간당 초임은 10.25달러이며 내년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더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 업체는 일주일에 28시간 이상 일하는 종업원들에게는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회사가 보조해 주는 401(k) 플랜도 실시하고 있다. 이 플랜은 새로 실시되는 지분 분배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최고 경영자인 찰스 버트는 시간당 15달러 최저임금에 대한 논평은 거부했다. 하지만 이메일을 통해 소싱과 유통 분야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소매업체들로서는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더 줄 여력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업소들에서 종업원 임금과 식품가격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이것은 내가 비즈니스를 해 오면서 평생 고민해 온 문제이다. 식품처럼 가격에 민감한 품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불변의 법칙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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