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한인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모기지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까?” “크레딧 카드 금리는 얼마나 오를까?” “CD 금리도 상승하니 여윳돈이 늘겠지?” 등등 궁금증이 줄을 잇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월스트릿 프라임 금리가 기준인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금리는 즉각 올라 가계 부담으로 직결된다. 대신 예금금리는 아주 느리게,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조금 오를 전망이다. 종합하면 각종 대출금리는 당장 1~2회 빌링 사이클 이내에서 인상돼 적용되고 예금금리는 내년은 거의 오르지 않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4% 모기지 금리 시대의 종언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모기지 금리가 그만큼 오르는 것은 아니다. 모기지 금리의 기준은 10년 만기 채권이고 기준금리는 단기금리인 프라임 금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호 무관하다.

다만 단기금리 인상 가능성 탓에 장기인 10년 채권 수익률에 변동이 생기며 모기지 금리는 4%대에 육박했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말 3.75%였던 것이 이달 초 3.95%까지 1년만에 0.20%포인트 상승했다.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의 더그 던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선 반영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모기지 금리가 당장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내년까지 1%포인트가 오르면 모기지 금리는 4.1%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패니매는 이를 월 페이먼트로 환산해 22만5,000달러 주택을 기준으로 매달 26달러가 늘어 1,454달러를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미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좀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말까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4.5%까지 치솟고 2017년 중에는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40만달러를 4.5% 이자율로 융자받을 경우, 월 페이먼트는 2,027달러로 3.95%인 현재 1,903달러보다 124달러 부담이 증가한다.

▲크레딧 카드 등 변동금리 대출 0.25%포인트 부담 증가

현재 한인은행권 전체 대출의 절반 정도가 프라임 금리를 기준으로 한 변동금리 상품이다. 월스트릿 프라임 금리는 현재 3.25%로 이번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상승해 3.50%로 오른다.

한 은행 관계자는 “프라임에 연동되는 대출을 받고 있다면 기준금리가 오른 16일부터 당장 인상된 금리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00만달러의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을 4%의 이자로 갖고 있었다면 금리가 4.25%로 오르면서 매달 200달러가량 이자 부담이 늘게 된다.

다만 연방 중소기업청(SBA) 대출은 분기별로 이자율 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이 아닌 내년 1월1일을 기해 바뀐 금리가 적용되게 된다.

변동금리로 크레딧 카드 레잇이 정해지는 경우는 1~2개월 이내에 0.25%포인트가 오른 스테이트먼트를 받게 된다. 프라임 금리와 연동돼 있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즉각 인상된 금리만큼의 부담을 고객에게 떠넘기게 된다.

크레딧 카드는 가입과 함께 일정기간 제로(0)금리 혜택을 주는 것이 관례인데 이 기간도 짧아질 전망이다. 크레딧포럼 닷컴의 벤 울시 대표는 “신규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제로금리 혜택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최장 21개월인 무이자 기간이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론 금리 내년 소폭 상승 전망

장기금리에 영향을 받는 오토론은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1%포인트 금리가 오르면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가 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만5,000달러 자동차를 기준으로 볼 때 매달 16달러의 추가 부담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오토론 금리가 무조건 뛸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최근 오토론이 딜러 파이낸싱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 변수다. 신차 판매 추이에 따라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면 이전보다 나은 조건의 대출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은 거시경제, 고용시장, 저유가는 물론, 기존차량 교체 수요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단을 금물이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인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운행하는 자동차의 평균 수명은 11.5년, 사상 최고치로 사상 최대 대기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이익은 내년 이후 가시화

세이빙스 계좌나 적금, CD, 머니마켓 등 예금금리는 느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 가장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됐던 2004년 6월, 2년에 걸쳐 1.00%였던 기준금리가 5.20%까지 올랐지만 CD 금리는 고작 0.03%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게다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은행권 전체의 예금금리는 0.25%포인트 이미 올랐다. 은행 간 예금확보 경쟁에 따른 것으로 최근 순이자마진(NIM) 위축의 주범으로 지목받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즉각 올리고 예금금리는 최대한 늦게 올려 큰 예대금리 차를 최대한 오래 누리려고 할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높아진 만큼 대출수요가 줄어 예금확보를 경쟁적으로 할 필요가 사라질 점도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한 해 동안 거의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FRB가 점진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해 2017년이나 2018년 기준금리 1%포인트 정도를 인상해야 예금금리 인상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