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여년 만에 올해 처음으로 50%로 추락
▶ 극빈층 비율도 20%로 급증 정치이슈로
미국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중산층에 속하는 가구 비율이 지난 40여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로 더 이상 다수 계층 지위를 잃기 일보 직전이다. 40여년 전 소수에 불과하던 극빈층과 극부유층 비율은 상대적인 증가세로 부의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40여년간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처에서 소득 평등을 줄기차게 외쳤지만 오히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빈곤층은 더 가난해지는 소득 불균형 현상만 더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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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퓨 리서치사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40여년간 미국에서 진행된 소득과 부의 분배 현상이 고스란히 실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다수를 차지했던 중산층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다수 계층 지위를 잃고 있다는 것. 1971년 약 61% 차지하던 중산층 비율은 올해 50%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로는 올해 중산층 성인은 약 1억2,080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저소득층과 부유층 성인 합계인 약 1억2,130만명에 미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퓨 리서치는 3인 가구 기준 연간 소득이 4만2,000~12만6,000달러인 경우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이 소득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저소득층이나 중·저소득층으로 분류되고 연간 소득 12만6,000달러 이상이면 부유층에 포함된다. 극빈층의 경우 연간 약 3만1,000달러의 소득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 가고 있는 반면 초부유층의 연간 소득은 약 18만8,000달러를 웃돈 것으로 집계돼 뚜렷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나타냈다.
퓨 리서치는 지난 수십 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온 중산층이 결국 몰락 일보 직전에 처한 것으로 분석했다. 80년대 이후 급격한 감소로 돌아선 중산층 비율이 최근 5년간 감소 폭이 완화되긴 했지만 조만간 늘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산층이 무너지는 동안 소득과 부의 재분배가 부유층으로 집중되는 현상만 가중됐다.
퓨 리서치, 연방 센서스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 공동조사에서 중산층이 감소하는 동안 부유층과 빈곤층 비율이 증가했는데 부유층 증가율이 빈곤층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라케시 코샤 퓨 리서치 디렉터는 “고임금을 제공받는 기술 숙련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반면 뚜렷한 기술이 없고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이 빈곤층에 편입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1971년 약 61%로 다수를 차지했던 중산층 비율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50%로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고소득층은 약 14%에 약 21%로 약진했다. 중산층을 소수층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은 고소득층뿐 아니다. 지 난 40여년 동안 저소득층 비율은 약 25%에서 약 29%로 불어나면서 다수층 지위를 넘보고 있다. 저소득층 비율 중에서도 극빈층의 비율이 무려 약 20%로 급증하면서 빈곤층 문제 해결 역시 대선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산층 몰락 현상은 내년 대선에서도 이미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후보는 소득 불평등 해소를 대선 주요 쟁점으로 앞세워 지지세 몰이중이다.
월스트릿 저널과 NBC 뉴스의 지난 1월 여론조사에서도 약 47%가 넘는 응답자들이 현 정부의 우선 과제로 소득 불균형 현상 해소를 꼽았을 정도다.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현재 소득 불균형 현상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내년 대선에서 저소득층은 물론 몰락 위기의 중산층 표심까지 잡을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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