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부모들이, 특히 이민 1세대 아시안 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에 열과 성을 다 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첨예한 인종문제로 귀결되는 일은 드물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지난 25일 뉴욕 타임스에 실린 뉴저지 프린스턴 지역 교육 실태는 아시안 학부형들에게 크나 큰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지난 가을 웨스트 윈드솔과 프레인스보로(West Windsor and Plainsboro) 교육청장 데이비드 아델홀드(David Aderhold)는 9,700명의 지역 학부형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지나친 스트레스와 학습에 대한 부담으로 교육의 위기가 왔다고 본 것이다. 그에 따르면 구내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 중 120명의 학생들이 지난 해 정신과 상담을 받았으며, 그 중 40명이 입원했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나친 교육열이 도리어 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얘기다.
연이어 속개된 미팅들에서 그는 ‘전인(holistic) 교육’과 ‘통합된 어린이(whole child)’를 길러내는 교육을 강조했다. 성적뿐 아니라 사회적, 정서적으로도 고루 발달시키면서 의미 있는 교육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두 인종 간의 다른 견해로 인해 해결책이 쉽지만은 않다. 백인과 아시안 그룹의 견해가 갈린 것이다.
프린스턴 인근 지역은 좋은 학군으로 아시안들의 인구 유입이 많다. 인도계, 중국계, 한국계가 주로 이주해 들어온다. 이 지역은 하이텍 산업과 제약, 그리고 엔지니어가 주요 산업이며, 좋은 대학들도 많아 아시안 학부형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2007년 44%였던 아시안 학생 비율이 작년에는 65%로 뛰어올랐다. 학교의 음악 프로그램은 대부분 아시안 학생들로 채워졌고, 이 지역에서 실시하는 수학영재 프로그램에는 90%의 학생들이 아시안이다. 아시안 학생들은 방학 중 학교 외의 수업을 듣고 AP 클래스를 신청하거나, 잉여 학습으로 인해 상을 타는 일도 빈번하다.
백인 학부형들은 여기에 불만을 표한다. 과외를 하는 아시안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학교의 커리큘럼 자체가 그들을 따라 자꾸만 수준이 높아져서 아이들에게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아시안 학부형들은 수학영재교육을 4학년에서 6학년으로 올리고, AP 수강을 제한하는 이번 조치가 교육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중간고사나 학기말고사의 종료, 숙제 없는 날의 제정 등의 사안에서도 두 인종 간의 갈등이 첨예하다. 잘 못하더라도 음악 교육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자 하는 권리(‘Right to squeak’)의 주장에 이르면 백인 엄마들의 고민이 느껴져 안쓰러운 감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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