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판매(ABC) 라이선스 신규 발급 및 명의 변경 기간이 길어지면서 한인업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ABC 라이선스가 나오지 않아 사업체를 사고파는 기간이 길어져 애를 태우거나, 라이선스 신규 발급이 늦어지면서 오랜 기간 주류 판매를 못해 매출에 타격을 입는 등 비즈니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7월 사업체 소유권을 넘기는 에스크로가 진행 중이며, 곧 주인이 바뀔 것으로 알려진 LA 한인타운의 중식당 용궁의 경우 해를 넘겼지만 아직도 새 주인을 맞지 못한 상태다. ABC 라이선스 명의 변경 과정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

왕덕정 사장은 “대부분의 과정을 다 마무리 지었지만 중요한 ABC 라이선스가 나오지 않아 업소를 완전히 넘기지 못하고 있다”며 “신청 서류 심사를 위한 인스펙션도 얼마 전에서야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스 든 노 든 결과를 빨리 알고 어떻게든 마무리 하고 싶은데 기다려야만 하니 답답하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10월 문을 연 H마트 마당몰점은 영업을 시작한 지 1년 반 가량이 지났지만 아직도 주류 판매를 못하고 있다. 오픈 전부터 주류 라이선스를 받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2년 가까이 걸리고 있는 셈이다.

H마트 마당몰점 관계자는 “ABC 라이선스 외에 LA시 정부로부터 조건부 영업허가인 CUP까지 받아야 해서 더욱 길어지고 있다. 절차가 복잡하기도 하지만 가주 전체 리커 라이센스의 60%가 LA에 집중돼 있다는 말처럼 워낙 많다보니 빨리 내주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다”며 “아직도 가끔 주류를 문의하는 손님들이 있다. 현재 마무리 단계라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류 판매 허가증 발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주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인한 인력 부족 탓이다.

ABC 라이선스는 지역 오피스에서 서류 등 모든 검사를 끝내고 새크라멘토의 메인 오피스로 서류가 보내지면 최종 심사 후 라이선스가 발급되는데 이 과정이 일반 서류 심사 외에 신청자의 신원 조사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어 한 부분에서 정체가 생기거나 담당 인력이 부족하면 발급이 늦어질 수 있다.

보통 라이선스 발급까지 35일에서 90일 사이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4개월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주류 판매 라이선스가 필수인 리커 스토어의 경우 명의 변경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크다. 명의 변경이 3개월 안에 될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체 매매 또는 인수를 시작했는데 기간이 길어지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기도 한다.

모든 준비를 다 마쳤지만 라이선스 이전 때문에 허송세월을 보내거나 은행 융자문제에도 차질을 빚기도 하고 처음 거래 조건보다 매상이 차이가 나기도 해 가격을 낮춰 사업체를 팔거나 아예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가주 한인식품주류상협회의 김중칠 회장은 “피해를 입는 한인 업주들이 늘어나 ABC 보드에 문의를 했는데 재정난으로 인원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인력이 부족하니 프로세스 기간이 길어진다는 설명”이라며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다. 회원사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협회 차원에서 신속한 해결을 위해 보드에 편지를 보내는 등의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