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부문 54억달러에 인수 GE 브랜드는 유지키로
▶ 북미 프리미엄 시장 파란 삼성 등 한국업체들 긴장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미국 가전산업의 자존심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 부문이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에 매각된다. GE는 15일 중국 하이얼에 가전사업부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금은 54억달러다.
GE 브랜드는 매각 뒤에도 계속 유지된다. 이에 따라 하이얼은 올해 중순까지 주주와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쳐 인수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GE는 1878년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전기조명회사를 모체로 삼고 있는 130년 전통의 기업이다. 이 같은 역사 때문에 전자업계에서는 GE 가전사업의 매각을 과거 일본 기업 소니가 미국 영화배급사 컬럼비아를 인수한 일에 견주기도 한다. 컬럼비아사 매각 당시 미국 언론들은 ‘미국의 영혼이 팔렸다”며 비판적으로 봤다.
GE는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에 33억달러를 받고 매각하려 했으나 합병 때 미국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문제로 반독점 규제에 걸려 무산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GE 가전사업 부문이 중국 업체에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GE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발전용 터빈 등 핵심 제조역량 이외 다른 분야를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GE의 가전사업 부문도 영업이익률 7%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며 상당한 수익을 냈지만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밀려 계속 떨어졌다. 이에 GE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한 가전사업 매각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하이얼은 2014년 기준 매출 326억달러를 기록한 세계최대 가전업체다. 냉장고, 에어컨, 와인셀러에서 노트북과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전자제품을 생산한다. 중국 업체답게 30~4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재빨리 성장했으나 제품의 질이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GE 가전사업 부문 인수는 이런 난관을 뚫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냉장고 세탁기로 대표되는 북미의 백색가전 시장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펼쳐 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은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북미시장에서 월풀이 1위를 차지하고 삼성, LG, 보쉬, 일렉트로룩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하이얼은 GE 인수로 당장 북미 백색가전 시장의 순위를 뒤바꿀 수는 없지만 중국 브랜드가 아닌 미국인들에게 친근한 GE 브랜드를 등에 업고 프리미엄 시장을 파고들 수 있게 됐다. 특히 붙박이 가전(빌트인)이나 양문형 냉장고 제품 등 GE가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들의 기술력을 하이얼이 그대로 흡수할 수 있게 돼 한국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하이얼이 부족했던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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