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평범한 남성 선호 왜 “세일즈 경쟁상대 벅차” 상사들 견제로 역차별
▶ ■ 여성 미모 집착 왜 “외모=경쟁력” 성형수술 능력 있어도 인정 안해
빼어난 외모와 채용·승진의 관계는
직장에서의 성공은 능력의 문제다. 의욕과 야망이 있고, 이를 뒷받침해줄 실력을 갖추었다면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실력 외에 성공적인 직장생활에 도움을 주는 개인적인 요인은 없을까? 예컨대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라면 타고난 생김새 덕분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상사로부터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이에 대한 객관적 ‘답’을 얻기 위해 이제까지 실시된 숫한 과학적 연구는 매력적인 외모가 고용과 승진, 봉급인상 등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러나 UCL 경영대학원이 지난해 12월에 내놓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의 출중한 외모는 채용시험과 승진에서 역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세일즈업종의 경우 배우 뺨치게 생긴 미남보다는 평범한 생김새의 ‘보통 남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경쟁적인 업종에서는 잘난 용모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많지만 팀원들간의 협력이 요구되는 직종에서는 환영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광고국이나 영업국 등 개인간의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입사지원자의 뛰어난 외모는 면접관으로 나선 부서의 고참들과 입사경쟁상대인 ‘미래의 동료’ 모두에게 만만치 않은 위협을 가한다.
실적을 놓고 소속 부원들끼리 정면대결을 펼쳐야 하는 광고국과 세일즈국의 특성상 상사와 동료 모두가 광고주와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에게 지레 ‘겁’을 집어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보고서는 이런 이유로 인해 외판직에 지원한 꽃미남들에게 면접은 좀처럼 통과하기 힘든 ‘좁은 문’이 될 수있다고 지적했다.
입사한 후에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기 십상이다. 미남 신참은 그저 잘생겼다는 ‘죄’로 자신이 속한 부서에서 찬밥신세로 전락하곤 한다.
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힘’을 지닌 상사들의 견제가 ‘차별’로 이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미모의 여성들은 어떨까. 여직원의 빛나는 외모는 자산일까 부채일까.
뉴욕대학(NYU) 사회학자인 달턴 콘리와 같은 대학 대학원생 레베카 글로버는 관련자료 분석을 통해 여성의 몸무게 증가가 소득수준과 직장에서의 입지 축소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여직원은 승진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상체중을 넘어선 남자직원들은 승진상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버드대와 보스톤대가 다나-파버 캔서 인스티튜트와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는 화장을 상대적으로 진하게 하는 여성이 연하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여성보다 훨씬 더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화장은 또 직장 여성의 신뢰도와 호감도를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까지 나온 연구보고서들이 동일한 결론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성의 개인적 생김새가 채용과 승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벤마크 인터내셔널 사장인 스티브 스트롬은 “여성의 용모는 감춰진 설득요인”이라며 “표면적으로 사람들은 생김새와 같은 피상적인 기준이 고용과 승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시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회와 조직에서 인간적인 요소가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벤틀리 경영대학 교수 마크 레스닉 박사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사람들은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전제하고 “외모가 감춰진 설득요인이건 아니면 겉으로 드러난 설득요인이건 간에 여성은 직장 내에서 생김새를 기준으로 끊임없이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의 피부과전문의로 ‘스킨 룰스’(Skin Rules)라는 책을 써낸 데브라 제일먼은 젊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 많은 환자들이 엄청난 양의 돈과 시간을 소비한다며 “이들은 용모가 승진기회를 높인다고 굳게 믿는 부류”라고 밝혔다.
최근 그녀의 병원을 찾아온 한 50대 여성은 “젊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17년간 일해온 직장에서 버림을 받았다면서 퇴직금의 일부를 노화방지 치료에 투입해 외모를 개선한 다음 다시 노동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인간행동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문화 연구 & 분석센터’의 소장 마가렛 킹 박사는 “면접을 앞둔 여성 취업희망자들은 면접관에서 어떤 인상을 줄 것인지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입사 후에는 자신의 외모가 직장 내에서 어떻게 작용할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직장에서 용모로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을 강하게 의식한다는 반증이다.
킹 박사는 영장류의 위계질서에서 생김새는 늘 중요한 팩토(facto)였다고 설명한다. 마음속의 지도에 상대의 가치와 지위를 표시하는데 외모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다.
타인을 인식하는 데에는 나이, 성별, 지위, 환경, 차림새, 미적감각, 악세서리 등 여러 가지 인적요인(human factors)들이 개입한다. 이런 것들이 한데 합쳐져 개인적 스타일을 구성하며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지를 결정한다. 이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인적요인은 역시 외모다.
대부분의 직장 여성들은 성형수술로 외모를 바꾸어서라도 커리어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빼어난 미모가 언제나 커리어 관리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 겸 사업가인 로럴 하우스는 “빼어난 외모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하우스는 “아름다운 여성은 동료들로부터 ‘실력이 아니라 반반한 생김새 때문에 우리 회사에 들어왔다’는 터무니 없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미모의 여성은 평범한 용모의 동료들에게 자기의 실력과 가치를 입증해 보여야 하는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사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다 해도 미모에 실력까지 갖춘 ‘괘씸한 것’을 동료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여직원은 별로 없다.
커리어전문상담체 피플리절츠의 최고경영자 패티 존슨은 “직장 여성에게 외모는 양날의 칼”이라고 말했다.
‘금발미인은 멍청이’라는 비과학적 통설을 신봉하는 탓인지 모르겠지만 직장 동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기막히기 아름다운 여성을 ‘빛 좋은 개살구’로 평가절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눈이 번쩍 뜨이는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보기에 매력적인 여성은 직장생활에서도 득을 본다. 여성 동료들의 시기심을 자극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매력’은 날카로운 칼처럼 든든한 무기지만 과한 미모는 재산이라기보다는 부채에 가깝다.
인력조달업체 리크루터박스의 마케팅 책임자 프리야 샤르마는 외모를 기준으로 다른 여성들을 향해 질투심과 시기심에서 표출하는 ‘겸손한 얼굴’의 여성들을 그동안 수도 없이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고용담당 매니저인 한 여성은 새로운 식구를 뽑을 때 아리따운 여성들에게는 모조리 퇴짜를 놓았다. 남성들의 시선과 관심을 빼앗아 업무에 차질을 빚게 만들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힘을 지닌 상급자가 시기심 많은 여성일 경우 출중한 외모의 신입 여직원들은 호된 수난을 겪기도 한다. 평균수준 이하의 용모를 지닌 상급자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쥐꼬리만한 힘과 권위를 이용해 직장 안에서 ‘얼짱’들의 앞길을 막으려 들기 때문이다.
광고사진작가인 한나 로스는 새로운 고객을 만날 때마다 앳되고 귀엽게 생긴 얼굴을 나이 들게 보이도록 꾸미려 애를 쓴다.
머리를 둥글게 말아 타이트하게 묶고 화장은 아예 하지 않는다. 눈 밑에 생긴 다크 서클이나 눈가의 잔주름을 강조하는 ‘이상한 화장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쁘장한 얼굴은 젊음과 미숙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눈속임을 해야 한다는 게 속상하기도 하지만 광고사진시장에서 얕잡혀 보이지 않으려면 도리가 없다.
작가인 매기 제섭은 “행정직이 아닌 매니저급에서는 고운 생김새가 고용과 승진, 봉급인상 등에 있어 강력한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외모란 단지 얼굴이 예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매기는 직장여성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전략적인 연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매너, 옷차림, 교육 등을 바탕으로 힘과 권위를 뿜어내는 연출이 가능한 여성이라면 남성 경쟁자들을 제치고 무난히 중역실을 차지할 수 있다.
마이코퍼레이션의 CEO인 데보라 스위니는 “승진을 하기 위해 수퍼모델이 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외모가 모종의 역할을 한다”고 믿는 데보라는 “하지만 매력이란 적절한 옷차림, 멋진 태도, 튼튼한 직업윤리가 한 묶음의 패키지를 이룰 때 뿜어져 나온다”며 “여성 직장인은 이런 인적요인들이 올바른 조합을 이룰 때 승진도 하고, 재정적으로 더욱 성공힐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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