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605억달러 규모 유동성 공급 불구 상하이지수 또 3.23% 하락‘백약무효’
▶ 유럽 부양책·유가 반등 효과도 글쎄…

상하이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주가가 폭락하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부양과 증시안정을 위해 600억달러(4,000억위안) 이상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상하이지수는 3% 이상 급락하는 등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 빠졌다.
세계 경제가 패닉에 빠지며 2008년의 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위기감에 휩싸였다. 연초부터 미국과 유럽, 아시아와 중동 등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주가, 유가, 화폐 등 주요 자산의 가치가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패닉 도미노 현상에 놀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덕분에 21일 국제 금융시장은 잠시 진정세를 보였지만 약효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21일 뉴욕증시는 유럽 발 훈풍과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소폭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 지수는 0.74%(115.94) 오른 1만5,882.68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0.52% 오른 1868.99를, 나스닥지수는 0.01% 상승한 4472.06을 기록했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금융통화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하방압력이 또 다시 증가하고 있으며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다음 회의가 열리는 3월 통화정책의 기조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때를 함께 해 국제유가도 반등했다. 유럽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가시화되며 최근 유가 하락세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퍼지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 선물가격은 1.18달러, 4.2% 상승한 29.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30달러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새해 들어 큰 타격을 입은 시장은 깊은 내상을 입었다. 메가톤급 악재의 진앙지인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 각국의 증시는 연일 곤두박질쳤다.
21일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는 마침내 지수 8,000선이 무너지며 7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34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 2008년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진화에 나선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3년 만에 최대인 605억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상하이지수는 3.23% 급락하는 등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글로벌 증시는 약세장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선진국 및 신흥국의 주요 증시를 측정하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월드지수는 지난해 초보다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기둔화 우려→국제유가 하락→증시 하락→통화가치 하락→경기둔화 우려 증폭’의 악순환이 전염병처럼 아시아에서 시작해 유럽과 중동을 거쳐 미국 등 해가 뜨는 순서대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악순환의 방아쇠를 당긴 주범은 단연 중국이 지목된다. 지난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5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9%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0년 3.8%를 기록한 이후 25년래 가장 낮은 것으로 반세기 만에 가장 느려진 중국의 성장 속도에 전 세계가 적응하기 위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 대한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이지리아는 올 들어 시가총액의 20%가 증발했고 중국 경제와 찰떡궁합을 자랑해온 러시아와 브라질은 올해 각각 0.7%와 3.7%씩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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