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달러 약세로 미국 산 식품 값 폭등… 컬리플라워 3배나 뛰어
▶ 지난해 경제성장 사실상 정체, 관광업과 대미수출에는 유리

캐나다달러 약세로 식품가격, 특히 미국 산 신선채소 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밝히는 오타와의 한 그로서리 스토어 업주. <뉴욕타임스>
<오타와> 찌든 볶든 컬리플라워는 저녁 식탁의 평범한 메뉴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호사스런 음식이다. 컬리플라워 한 덩이에 보통 8 캐나다달러씩 한다. 가격이 세 배나 뛰었다. 원유와 원자재가격이 폭락하면서 식품가격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컬리플라워 가격 폭등은 환율에서 시작된다. 원자재 값이 떨어지면서 캐나다 달러 가치도 떨어졌다. 원유와 원자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캐나다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러면서 혹독한 캐나다의 겨울 기간 동안 필요한 신선한 채소들의 수입가격이 크게 뛰어 버렸다.
2년 전 1 캐나다 달러는 미화 93센트였다. 지금은 69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캐나다가 겨울철에 가장 많은 채소를 수입하는 캘리포니아의 가뭄으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런 모든 것 때문에 이상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선한 채소는 캐나다 소비자들에게 호사가 돼 버렸다. 아이스버그 상추는 예전의 90 캐나다센트에서 지금은 3 캐나다달러에 팔린다. 브로콜리도 과거 두 덩이 1.50달러에서 현재는 한 덩이에 4 캐나다달러에 팔린다. 지난겨울 컬리플라워 가격은 2.50달러에 불과했었다. 오타와 다운타운의 한 야채가게 주인은 “이전에도 환율 문제를 겪은 적이 있다”며 “지금은 환율에다 공급 문제까지 겹친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달러의 상황은 캐나다 경제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수년 동안 캐나다는 원자재 시장의 호황을 만끽했다. 급성장하는 중국경제 덕분에 원유와 탄산칼륨, 니켈 등 캐나다가 생산하는 광물자원의 가격이 크게 놀랐다. 중국의 수요가 줄면서 원자재 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원유는 과잉공급으로 값이 폭락했다. 캐나다 국내총생산은 지난 3분기 0.6%가 늘었을 뿐이다. 그 전 6개원은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10월 이후 캐나다 달러의 가치하락은 급속화 됐다. 물론 캐나다 달러 약세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미국은 캐나다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환율 하락으로 미국에 가는 상품의 가격은 싸졌다. 그리고 원자재 수출 가격은 미 달러로 표시된다. 그 덕분에 그나마 캐나다 원유업체들과 광산업체들의 타격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캐나다의 경제성장 원동력이 비광물 분야 수출에서 생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관광업과 다른 서비스 분야들은 벌써부터 환율 하락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 캘거리 경제개발공사의 영화부문 담당자인 루크 아제비도는 앨버타 주에서의 영화 촬영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레버넌트’의 상당 부분과 TV 시리즈 ‘파고’가 지난해 이곳에서 촬영됐다.
최근 스위스 다보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점차 쇠약해지고 있는 자연광물 분야가 아닌 테크놀러지와 교육 분야에서 캐나다가 갖고 있는 강점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의 자원은 항상 중요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 캐나다 국민들은 성장과 번영이 우리 발아래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두 귀 사이에 있는 것에 달려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 경제를 위해 장기적으로 좋은 것이 당자의 소비자들 지갑에까지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많은 부문에서 소비자 가격이 오르고 있다. 1년 전 16 기가바이트 아이패드 미니 가격은 캐나다나 미국이나 비슷했다. 그러나 이번 주 미국 내 가격은 269달러인 반면 캐나다에서는 329 캐나다달러였다. 만약 환율의 변동이 그대로 반영됐다면 가격 차이는 더 컸을 것이다. 아마도 390 캐나다달러정도 됐을 것이다.
식품은 가격에 더욱 민감하다. 그로서리 스토어의 제품회전율은 의류업소보다 훨씬 빨라 환율변동도 더 빠르게 반영된다. 현재의 캐나다 달러 급락은 지난 2000년대 초보다 훨씬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연례적으로 캐나다 식품가격 연구를 하는 실베인 샤를부아 교수는 전망했다.
샤를부아 교수는 최근 수년 사이에 140개 정도의 캐나다 식품가공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고 추산했다. 많은 업체들은 미국 내 대형 자사 공장들로부터 수입해 가공하던 업체들이었다. 100년 동안 온타리오 런던에서 생산을 해오던 켈로그도 약 1년 전 문을 닫았다. 그 결과 가격 상승이 채소뿐 아니라 거의 모든 그로서리 품목들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아침용 시리얼의 가격이 10 캐나다달러에 달하는 등 이미 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겨우 인구 3,500만의 나라다. 글로벌 스케일로 보면 아주 작은 시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품목은 보호를 받고 있다. 낙농제품과 가금류 고기, 달걀 등의 가격은 약간 올랐을 뿐이다. 이 제품들은 정부가 인정한 카르텔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카르텔은 가격 안정을 위해 생산을 규제하고 미국에 비해 너무 높다 싶으면 고관세를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경쟁을 차단한다. 최근 0.5% 기준금리 유지를 발표한 캐나다 은행 총재는 “지출에서 식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저 에너지 가격으로 줄이는 지출은 수입제품 가격 상승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도매상들과 식당들, 그로서리 스토어 업주들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의 어부들은 환차익을 위해 자신들이 채취한 굴을 캐나다 시장에 내놓지 않고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캐나다 생선가게들에서는 굴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식당과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이를 구입해야 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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