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워키 본사 아일랜드로 법인세 35%→12.5% 절감 주류 언론 일제히 보도
미국 건설솔루션 업체인 존슨 컨트롤스와 보안 시스템 업체인 타이코인터내셔널이 25일 합병하기로 합의하자 세금 회피용 꼼수라는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등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밀워키에 본사가 있는 존슨 컨트롤스가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타이코에 인수되는 형태다. 하지만 통합회사의 사명은 존슨 컨트롤스로 하고 밀워키에 영업본부를 두기로 했다.
존슨 컨트롤스의 주주들은 통합회사의 지분 56%와 함께 현금 39억달러를 받게 되고 나머지 지분 44%는 타이코의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형태다. 양사는 통합으로 연간 1억5,000만달러의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유명 기업들이 자국의 높은 법인세(최고 35%)를 피하려고 세율이 낮은 외국의 동종 경쟁 기업을 인수하고 나서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이른바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 방식의합병을 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미국의 거대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아일랜드의 제약회사인 엘러간이 두달 전 합병한 것도 절세를 목적으로 덩치가 큰 화이자가 엘러간에 인수되는 형태였다. 아일랜드의 법인세는 최고 12.5%로 낮은 편이다.
이런 기업 합병은 미국의 재정 수입 감소를 초래하고 조세 정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정치적 논란이 일었다. 뉴욕 타임스는 존슨 컨트롤스와 타이코의 합병이 이런 논쟁에 새롭게 불을 지핀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등 민주당과 공화당의 유력 주자들은 세금회피 대책 마련을 공약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클린턴은 미국기업들의 탈출을 막기 위한 이른바 ‘출국세'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트럼프는 법인세율을 15%로 낮출것을 약속했다.
연방의회 예산국(CBO)은 ‘세금 바꿔치기'의 성행이 미국의 정부 재정 수입에 적지 않은 손실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CBO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수입의 비율은 올해 1.8%에서 10년 뒤인 2026년에는 1.6%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존슨 콘스톨스와 타이코의 합병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인버전과 같은 절세형 합병이 늘어나면 법인세 세수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방 재무부는 지난해 11월 세금 바꿔치기를 견제하는 조치를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큰 효과가 없는 미온적인 조치라고 혹평했다.
뉴욕 타임스는 화이자에 이어 존슨 컨트롤스가 세금 바꿔치기를 감행한 것은 연방 정부의 노력이 실패했음을 부각시킨 것으로, 고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에는 여전히 인버전 전략이 대단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론 와이든 상원 재정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다수는 행정부 대신 연방 의회가이 문제를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대선 이전에 중요한 세제개혁안이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