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퇴진이사가 증권거래위에 보낸 편지 입수
▶ 이사진 개편 진통 등 불협화음 심각 “파벌주의·일방적 독주 만연” 강력 비난
BBCN 은행(행장 케빈 김)이 윌셔와의 합병을 앞두고 단행한 이사진 개편으로 진통을 겪는 등 이사회 내 갈등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입된 지 1년 만에 일방적으로 물러나게 된 전임 이사들은 BBCN 이사회가 주주이익을 무시한 채 파벌주의가 만연하고 사리사욕만 채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윌셔와 한미, 2곳의 제안을 모두 검토하지 않은 채 윌셔와 일방적으로 합병을 진행한 것은 잘못됐다며 반기를 들었다. 이런 사실은 지난 21일 사임한 척 홍 전 이사가 케빈 김 행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통해 드러났다.
본보가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입수한 홍 전 이사의 편지에는 BBCN이 SEC에 일부 내용에 대해 비공개를 요구할 정도로 높은 수위의 비난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24일 김 행장 앞으로 발송한 편지에서 홍 전 이사는 “15개월간 BBCN 이사로 일하며 파벌주의로 인한 이사회의 역기능,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 결여 등 소유와 경영 구조에 대한 문제점들을 목격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홍 전 이사는 “이런 문제들을 개선할 제안을 여러 차례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가장 최근에는 BBCN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무산됐다”며 “BBCN과 합병에 관심이 있는 2개 은행들이 협상을 제안했는데 이사회 일부가 내세운 불분명한 이유로 일방적으로 묵살 당했다”고 밝혔다.
이는 BBCN이 윌셔와 합병을 논의하던 중 지난해 11월말 한미은행이 공개적으로 합병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BBCN 이사회가 한미 측 제안을 일축한 점을 빗댄 것이다.
실제 홍 전 이사와 함께 사임한 최기호 전 이사도 28일 본보와 통화에서 “윌셔와 합병을 반대했다는 것은 완전히 와전된 것”이라며 “한미도 합병을 원하니 당연히 2개의 제안을 저울질해서 더 이익이 되는 쪽과 합병하자는 것이 주주이익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즉, 팔자는 쪽은 하나인데 사자는 쪽이 둘이면 둘 다와 이야기 또는 흥정을 해서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는데 다른 쪽 조건은 가늠해 보지도 않고 한 방향으로 치우쳤다는 것이다.
홍 전 이사도 편지에서 “김 행장과 다른 이사들에게도 이미 밝혔듯이 진행 상황이 최상의 성과로 연결되기 힘들고 주주들에게도 나쁜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썼다.
또 갈등의 원인 제공자는 김 행장이었다고 홍 전 이사는 지목했다. 그는 편지에서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고 본인의 목적만을 위한 김 행장의 의사결정에 강력하게 반대의견을 밝힌 바 있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두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BBCN의 한 이사도 “자기 자리 지키겠다고 똘똘 뭉친 이들이 밀어붙이는데 주주이익이고 뭐고 통하지가 않는다”며 “은행 이사 자리가 개인 은퇴 계획으로 전락한 것 같다”고 탄식했다.
이에 대해 BBCN은 “일부 이사들의 이견에 찬성할 수 없다. 이사회 다수의 협의 결과, 윌셔와의 합병이 가장 이익이 크다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다”며 “보다 자세한 합병 과정은 주총 프락시를 통해 알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BBCN은 지난주 사실상 합병은행의 초대 이사회 멤버가 될 9인의 이사진 추천을 마무리하고 오는 5월 초 주총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매년 주총은 5월 말에 이뤄졌지만 올해는 하반기 초 합병은행 출범을 위해 주총을 앞당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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