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오랜 패션 아이템 하이힐. 착용만으로 자존심을 세워주기때문에 여성의 하이힐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그러나 하이힐 착용에따른 문제점도 그동안 많이 지적됐다. 발목 건강을 해칠뿐만 아니라 신체 균형에도 영향을 줘 허리 통증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한국 한서대학교 연구팀이 하이힐 착용이 일시적으로 발목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를 불러오지만 결국 발목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한서대학 지용석 운동생리학 교수가 지난해 ‘국제임상진료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Practice)에 발표한 보고서에따르면 하이힐을 처음 착용하는 여성의 경우 처음 2~3년간은 발목 근육이 강화되는 현상이 발견됐다. 하이힐과 관련된 기존 연구 결과들이 하이힐이 발목 건강 악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에 비해 새로운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3년 이상 하이힐을 착용하면 결국 발목 근육이 악화돼 골절, 신체 불균형 현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존의 연구 결과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지교수팀은 같은 대학 항공승무원학 전공하는 1~4학년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이힐 착용에따른 발목 건강을 관찰했다. 이대학 항공승무원 전공 학생들은 실습 강의을 위해 하이힐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는데 갓입학한 신입생을 포함, 학년별로 발목 근육 상태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가장 먼저 학년별로 학생 10명씩 선발해 균형 감각과 발목 근육 상태를 테스트했다. 측정 결과 하이힐을 이미 2~3년간 꾸준히 착용한 2, 3학년 학생들의 발목 주위 근육이 신입생의 발목 근육에비해 근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측정됐다. 특히 발목 관절 안팎 근육의 근력이 강한 뚜렷한 특징을 나타냈다. 지교수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하이힐을 처음 착용하는 학생들이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근력이 강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목 근력 강화 현상은 4학년 학생들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하이힐 착용 기간이 가장 긴 4학년 학생들은 2, 3학년 학생들에게서 나타난 근력 강화 부분이 오히려 약해진 것으로 조사됐는데 신입생들보다도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4학년 학생들의 경우 하이힐 장기간 착용으로 발목 근육 약화는 물론 균형 감각도 심각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지교수는 하이힐을 오랜기간 착용하면 발목 측면 근육과 앞뒷부분 근육간 근력 차이가 벌어져 결국 ‘발목 불안전증’(Ankle Instability)과 균형 감각 손실 등의 증상을 일으켜 2~3년간 착용으로 강화된 근육의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발목 관절 근육의 근력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면 발목 부상은 물론 무릎 뒷부분 힘줄인 오금줄과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교수는 하이힐을 착용해야 하는 여성은 가능한 자주 발목 근육 강화 운동을 실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하이힐을 벗고 맨발로 서서 발뒤꿈치 부분을 들어올리는 운동을 반복하는 운동과 계단에서 발 앞부분으로만 지탱하면서 뒤꿈치를 서서히 내리는 운동 등이 발목 근육 강화에 도움이되는 운동이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동안만이라도 하이힐을 벗는 것도 도움이된다. 하이힐을 간단히 벗는 것만으로도 발목 주위 근육과 힘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