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과연 안전자산인가?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브레트 아렌즈는 단연코 아니라고 했다. “어떤 유언비어가 떠돌더라도 제발 금을 안전자산이라고 부르지 말자”고 썼다. 네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다음은 아렌즈의 칼럼이다.
1. 금은 이미 1973년부터 본위화폐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미국이 금본위제를 공식적으로 폐지하며 ‘금의 시대’가 저문 것이다. 그런데도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1973년 이전의 자료를 논거로 제시한다. 1973년 이전의 자료는 논거가 될 수 없다.
2. 1980년대 금값은 23% 떨어졌고, 1990년대에는 29% 밀렸다. 최근 3년의 날짜 가운데 41%에 해당하는 날 금값은 하락했다. 최근 5년 중에는 34%의 거래일 중 가격이 내렸다. 5년 전에 금을 사서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면 3분의 1의 날짜에서는 돈을 잃었을 것이다.
3. ‘안전자산’이라고 불리려면 어떤 요인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금값을 움직이는 주동력은 소매 수요이다. ETF와 신흥국이 주된 수요원천이다. 따라서 가격 변동성은 클 수밖에 없다. 즉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4. 금은 채권과 달리 현금 흐름을 낳지 않는다. 따라서 금값이 적당한지, 더 비싸게 주고 사는 것은 아닌지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다. 따라서 매우 안전하지 않다.
금본위제가 점점 더 ‘옛날얘기’가 되어갈수록 투자시장에서 금이 가진 가치는 하락한다. 같은 맥락에서 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피난처 역할을 점점 더 수행에 내지 못하고 있다.
경제위기 당시의 금값을 살펴보면 이같은 사실은 명백해진다. 1987년 주식시장 붕괴 당시 금값은 5% 오르는데 그쳤고, 199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2% 상승에 만족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투자자들이 금을 포함한 모든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시도 때문에 30%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제가 더 나빠지면 금이 필요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가 완전히 망하거나 더 나아가 세상이 망하더라도 금은 필요가 없다. 쓸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세상이 망한다면 금보다 콘돔이나 진통제를 쟁여두는 게 더 유용할 것이다.
역사를 다시 살펴보자. 1873년 미국이 은본위제를 폐지한 이후 은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그 이후 은 구매력의 삼분의 일이 줄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