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에 무숙자 작품 전시 전문회사 등장
▶ 홈리스에 관심 많던 하버드 졸업생이 창업

아트리프팅 창업자인 리즈 파워스와 홈리스 작가 스캇 베너. 아트리프팅은 무숙자와 장애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해 수익금의 55%를 작가에게 준다.
지난 2014년 9월, 스캇 베너는 매서추세츠, 퀸시의 한 무숙자 보호소에 살고 있었다. 중장비 기술자였던 그는 당시 실직자이자 무숙자였다. 밀려드는 우울증과 질병을 이기기 위해 그는 그림에 매달렸다. 평생 그가 즐겨 해오던 일이었다. 그 그림들이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그가 그린 펜화가 무숙자와 장애인 화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리프팅(ArtLifting)의 눈길을 끌었다.
보스턴에서 아트리프팅을 창업한 리즈 파워스는 그의 작품들이 너무 좋아서 그의 개인전을 기획했다. 보스턴의 번화가 뉴버리 스트릿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그의 작품들 여러 점이 각 수백 달러씩에 팔렸다.
58세의 베너는 지난 2009년 실직하면서 결혼이 깨지고 상황이 나빠지다보니 노숙자가 되었다. 그런 그에게 개인전은 이제까지 그가 살아온 삶과 앞으로 그가 살 수도 있을 삶의 극명한 대조의 현장이었다.
“전시회가 열릴 때 나는 오후 6시 넘어서까지 밖에 있을 수 있도록 보호소 카운슬러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전시장에서 나는 사람들과 와인을 마시고 치즈와 크래커를 먹으면서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는 전시회가 끝나고 한시간 후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퀸시로 가서 입구에서 지갑과 의약품을 꺼내놓고 몸수색을 당한 후 보호소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시설 안에서는 싸우고 쓰러지고 하는 난장판이 벌어지지요. 이 세계에서 다음 세계로 넘어가는 것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었습니다.”
개인전이 열리고 몇 개월 후 베너는 정부보조 아파트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크리스마스 때 아트리프팅은 그의 드로잉 한점을 2,500달러에 판매했다. 다른 소속 화가들이 그렇듯이 베너에게 파워스는 인생을 180도 바꾸는 역할을 했다.
27세의 파워스는 사회학 전공의 하버드 졸업생이다. 무숙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타개해나가게 할 수 있을까 여러 해 고심해온 그는 지난 2013년 오빠인 스펜서와 함께 아트리프팅을 창업했다. 파워스가 무숙자들 돕는 일을 시작한 것은 18살 대학 1년생이었을 때였다. 무숙자 보호소를 찾아가서 아침 6시30분부터 팬케이크를 뒤집고 계란을 조리하고 했지만 그들을 개인적으로 알 기회는 없었다.
2학년이 되면서 그는 전국 단위 비영리 기구인 리프트(LIFT)에 들어갔다. 거기서 주거시설 문제, 실직, 식품 조달 그리고 자긍심 등의 이슈로 무숙자들을 도우면서 그들과 함께 하는 법을 훈련받았다.
무숙자들을 일 대 일로 대면하면서 그는 같은 말을 계속 들었다. “너무나 외롭다”는 말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이 함께 모여 서로 의지를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까 그는 생각했다.
한때 그 자신 화가였던 파워스는 지역 보호시설들을 찾아다니며 그곳 거주자들이 함께 모여 그림을 그리면서 서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미술 그룹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하버드로부터 공공 서비스 펠로십을 얻어 그는 1년간 이 작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그가 알게 된 것은 많은 보호소에 이미 미술 프로그램이 있고 창고마다 작품들이 가득하다는 사실이었다. 작품을 전시할 곳은 없고, 완성된 작품을 딱히 쓸데도 없었다.
그런데 그 안에 수준 있는 작품들이 상당수 발견되면서 파워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들 작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작품들을 보여줄 기회이고 그렇게 되면 작품을 팔아서 돈을 벌 수도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는 보스턴 지역 교회들을 빌려 작품 전시회를 몇 번 했는데 반응은 별로였다.
그러나 2013년 부동산 트러스트인 보스턴 프로퍼티스가 프루덴셜 센터 샤핑몰 안에 있는 공간을 하나 기부하면서 파워스는 무숙자 화가들 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샤핑객들이 발을 멈추고 작품들에 감탄하고, 몇 점을 사기도 하면서 물었다. “다음 전시는 언제예요?”
그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아트리프팅은 탄생했다.
아트리프팅은 영리 기업이다. 처음에는 무숙자와 장애인들 작품을 전시하는 온라인 갤러리로 시작했지만 곧 보다 야심찬 사업으로 진화했다. 목표는 이들 불우한 환경의 작가들이 작품을 팔 판로를 만들어 줌으로써 이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삶을 변화시켜 주는 것이다. 파워스 남매는 모아둔 돈 4,000달러를 투자해서 아트리프팅을 시작했고, 보스턴 미디어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벤처 투자를 받았다.
현재 아트리프팅은 70여 작가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있고, 10만 단위 수익을 올리고 있다. 풀타임 직원이 7명, 작가들은 8개 도시에 퍼져 있다. 20여 벤처 투자사들과 개인 투자가들을 통해 모은 투자금이 100만 달러가 넘는다.
파워스는 아트리프팅이 자선단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아트리프팅은 아트 브로커이다. 미 전국 무숙자 보호소에서 추천을 받고 해당 작가가 아트리프팅과 전속 계약 신청을 해야 한다. 물론 작품이 소속 큐레이터의 합격을 받아야 한다.
작품이 팔리면 작가는 판매가의 55%를 받는다. 아트리프팅은 개인 고객 뿐 아니라 기업들에 작품 판매를 모색하고 있다. 이미 매서추세츠, 프래밍험의 스테이플스본사 샌프란시스코의 마이크로 소프트 이노베이션 센터 등지에 작품을 팔았다.
파워스는 작품이 팔리면서 작가들이 자긍심을 갖게 해주는 것이 우선의 목표라고 한다. 그리고 돈 보다는 사람들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보스턴의 키티 젠(25)은 16살 때부터 홈리스로 살았다. 그리고 지금 아트리프팅과 연결이 되었다고 해도 아직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첫 작품이 1,000달러에 팔리면서 그는 550달러짜리 수표를 받았다. 그는 “놀라웠다”고 했다.
“현금으로 바꾸고 싶지가 않았어요. 액자에 넣어 보관하고 싶었어요. 정말로 ‘와우’하게 만든 것은 내 작품이 미술관에 걸렸다는 사실이지요. 지난여름에는 밖에서 담요 위에 놓고 팔았는데 말이에요.”

스캇 베너의 작품

케이티 슐츠의 ‘프라이드’. 첫 전시회를 한 후 받은 꽃다발을 그린 것이다.

그레이스 고드의 ‘잭슨 폴락’. 그레이스는 2살 때 중증 자폐 진단을 받은 후 4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