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아주 폭스테일 북샵, 작가 초청·창작 클래스 등 커뮤니티 일부… 성장가도
▶ 스포츠점 키들스, 맞춤형 고객서비스 강점 커피점‘스티븐 레븐’ 인기
동네 소형 책방이 반스&노블에 맞서 꿋꿋하게 버티는 이유는?
대형 서점이 들어오면 군소 책방들이 사라지고 스타벅스가 문을 열면 동네 커피점들은 문을 닫는다.
그것이 ‘비즈니스 월드’의 보편적 질서다. 조직과 자금력에서 뒤지는 업체는 대형 경쟁사에게 밀려 결국 도태된다는 것이 이 바닥의 상식이다. 일반인들의 인식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모닝 커피를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룬 커피점이나 유명 작가 사인회로 북적이는 서점을 지나칠 때 사람들은 그곳이 스타벅스나 반스&노블일 것이라 지레 짐작한다. 동네 찻집이나 책방이 저렇게 잘될 리 없다는 ‘편견’이 무의식적으로 끼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식이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월마트, 반스&노블처럼 전국적인 체인망도 없고, 자금 동원력 역시 대단치 않지만 대형 동종업체에 밀리지 않은 채 대등한 싸움을 펼치는 소규모 자영업체들이 얼마든지 있다.
‘인디’라 불리는 이들 소형업체들은 그들이 자리 잡은 커뮤니티의 한 부분이 되어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독특한 분위기를 제공함으로써 이웃인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대표적인 본보기 중 한 곳이 조지아주 우드스톡에 위치한 폭스테일 북샵이다.
폭스테일의 전략은 한마디로 고객 및 커뮤니티 전체와의 ‘친밀한 관계 구축’이다. 직원들은 고객들과 책에 관한 잡담을 나누면서 개인적 접속을 시도한다.
이런 방식으로 상대의 인적정보와 기호, 독서취향 등을 파악하면 좋아할만한 책을 추천하기가 쉬워진다.
폭스테일은 주로 조지아주 출신 작가들을 초청해 커뮤니티 팬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창작클래스를 제공하는 등 이벤트 개최에도 열심이다. 유명 작가를 위한 파티는 길 건너 극장을 대여해 진행하는데 정기적인 모임이 열릴 때마다 객석이 꽉 차는 등 고객들의 반응이 장난이 아니다.
책방의 내부도 다양하게 꾸몄다. 서점 이곳저곳에 골동품을 배치해 운치를 더했고 어린이 도서방에는 천장에 줄을 달아 자전거를 띄워놓았다. 책방은 아늑하다. 총면적은 1,500평방피트로 근처에 위치한 반스&노블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소형 책방에 어울리는 친근한 분위기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가 어우러진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포스테일의 매출고는 2007년 개업한 이후 연평균 15%~2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
바로 지척에 거대한 공룡 서점인 반스&노블스가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경이적인 성공이다.
폭스테일의 공동소유주인 엘렌 워드는 “우리가 파는 것은 책이라기보다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거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인디 소매업체들의 최대 강점은 빅 박스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맞춤형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성복 섹션을 찾은 고객이 원하는 드레스를 찾지 못해 직원에게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십중팔구 “거기 있는 게 전부예요”다. 똑같은 상황에서 양품점 주인의 반응은 다르다. “원하시는 물건을 구할 수 곳을 알려드리죠”라거나 “납품업체에게 부탁해서 드레스를 갖다 놓겠습니다”가 ‘표준’이다.
개인맞춤형 서비스는 키들스 스포츠(Kiddles Sport)가 장수를 누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일리노이주 레이크 프레스트에 위치한 운동용품 소매업체인 키들스 스포츠는 벌써 50년째 에이릭 슈리프카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키들스는 매장이 워낙 협소해 딕스나 스포츠 오소리티처럼 여러 타입의 야구 글러브와 운동화 등을 전시할 공간이 충분치 않다.
경쟁이 가열되자 키들스는 대형 업체들에 맞서 유사제품으로 승부하는 것은 전혀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역연고 스포츠팀의 유니폼 등 동네 소비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고객들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그들이 발에 맞는 신발을 구입했는지 확인해주고 특정 스포츠에 어울리는 운동화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키들스는 레이크 포레스트 지역과 인근 커뮤니티에 “우리 동네 스포츠용품점”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발병전문의들과 물리치료사들은 환자들에게 카들스에서 신발을 구입하라고 추천해주기에 이르렀다.
소형 독립업체들은 동종분야의 대기업이 운영하는 소규모 체인점들과 맞설 때에도 대등한 경쟁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미국에 1만2,500개의 소형 매장을 거느리고 있지만 인디 커피점들을 몰아내는데 실패했다. 뉴욕에 다섯 번째 커피하우스를 개점할 예정인 스티븐 레븐은 반경 5블럭 이내의 거리에 2개의 스타벅스 체인점이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첫 번째 매장인 ‘71 얼빙’이 지난 20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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