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스패닉 표 없이는 백악관 없다는 것 보여주자”, TV·라디오·디지털 매체 등 총동원
▶ 300만 신규 유권자 등록이 목표, 이슈들에 대한 심층보도도 강화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유니비전의 앵커 호헤 라모스. [뉴욕타임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약 1,100만명의 히스패닉이 투표를 했다. 투표를 할 권리가 있던 사람들 가운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숫자였다. 양당 전략가들은 투표 참여자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쏟아왔다. 유권자 등록은 기본이고 진보는 이민과 정체된 임금을, 보수는 경제적 자유를 이슈로 제기하면서 이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유니비전이 나서고 있다. 가장 큰 스페인어 네트웍에 무수한 자회사들을 거느린 유니비전은 올해 300만명의 새로운 라티노 유권자를 등록시킨다는 야심찬 목표 아 래 전국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는 2012년 이후 새롭게 투표 연령에 진입한 라티노 인구와 얼추 비슷하다.
126개의 로컬 TV와 라디오 방송들, 그리고 스포츠 채널인 유니비전 데포르테스 등 모든 유니비전의 비디오 및 디지털 플랫폼들을 동원해 캠페인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통적 방식의 사설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알리고 선거 기간 내내 온라인 유권자 가이드를 계속 업데이트 하는 한편 보통은 후보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타운 홀 포럼과 전화 뱅크 같은 풀뿌리 동원 캠페인도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유니비전의 뉴스앵커인 호헤 라모스는 “누구도 히스패닉 표 없이는 백악관에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자는 것이 캠페인의 목표”라며 “그래서 라티노 유권자 등록은 대단히 중요하다. 플로리다, 콜로라도 등지에서는 약간의 표가 후보들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네트웍의 떠오르는 젊은 스타 윌리엄 발데스(22)는 자신이 미국 시민이 되고 유권자 등록을 하는 과정을 비디오와 소셜미디어로 공유할 계획이다. 그리고 올 여름 코파 아메리카 축구 토너먼트가 벌어지는 경기장 주변에서는 유권자 등록 캠페인이 벌어진다. 그리고 경기 중계 중에는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멘트들을 내보낸다.
이런 시도는 퓨전을 비롯한 유니비전의 모든 디지털 매체들을 통해서도 이뤄진다. 흑인들을 겨냥한 디지털 매체인 루트도 동원된다. 유니비전은 이 같은 계획을 “다문화적 시도”이라고 부른다. 유니비전의 이 같은 유권자 캠페인은 다른 영어 매체들과 크게 대비된다. 이 방송은 자신들의 사명이 정보와 여흥을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히스패닉 커뮤니티에 힘을 부여하는 것”에도 있다고 밝힌다. 히스패닉은 언어는 같지만 국가와 민족으로는 단일한 구성이 아니다. 따라서 이 캠페인을 통해 이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강력한 세력으로 결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유니비전의 수석 부사장인 로베르토 라마스는 대선이 빨리 다가오면서 “히스패닉 인구가 움직인다면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방송의 소유주는 힐러리 클린턴의 가장 큰 재정적 후원자인 하임 사반이고 뉴스앵커 라모스는 공화당의 도널드 크럼프와 여러 번 충돌했던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 기울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은 자신들은 비정파적이라고 주장한다. 투표할 수 있는 2,700만명의 히스패닉을 타겟으로 한 캠페인은 특정정당에 기울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쿠표를 한 라티노의 71%가 오바마를 지지했던 것으로 퓨리서치 조사에서 나타났다. 라모스는 “정말 중요한 과제는 라티노들이 나가서 투표를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재미있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18세의 라티노들은 도널드 트럼프에 반대표를 던지기 위해 유권자 등록을 하겠다고들 말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도전은 만만치 않다. 2012년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48%였다. 흑인은 67%, 백인은 64.1%였다. 투표 자격이 있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점점 더 많이 등록을 하고 투표를 할 경우 11월 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선뿐 아니라 연방상원까지 그렇다. 마르코 루비오 때문에 공석이 된 플로리다 상원과 네바다의 해리 리드 자리는 이 주들의 라티노 인구를 고려할 때 이들 표의 행방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양당은 라티노 표심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앞서가고 있는 양상이다. 2012년 오바마는 히스패닉 10명 중 7명의 표를 얻었으며 2014년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 득표가 늘긴 했지만 민주당 하원후보들은 히스패닉 표의 62%를 받았다.
유니비전의 캠페인은 라모스의 카메라 앞 발언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방송은 3월9일과 7월14일 민주당 토론을 주최하며 양당 후보가 결정된 후 대선 포럼도 가질 계획으로 있다. 또 판세를 가를 주들에서 후보들과 이슈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 16명의 기자들과 프로듀서들, 그리고 수십명의 디지털 저널리스트들을 선거취재 담당인 ‘데스티노 2016’ 팀에 배정했다.
그러면서 히스패닉 시청자들에게 관심이 있을만한 이슈들, 즉 이민과 교역, 임금체계, 세금 등에 관한 심층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유권자 등록과 관련해서는 그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 하겠다는 방침도 갖고 있다.
과거에도 MTV가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방송매체가 나서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유니비전은 이와는 다르다고 정치전문가들은 밝힌다. 정치학자인 멜리사 미켈슨은 “유니비전은 시장에서의 압도적 점유율 때문에 캠페인의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미켈슨은 무엇보다도 유니비전이 신뢰할만한 소스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2012년 이 방송은 수많은 시청자들이 미국시민권을 취득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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