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업계 판도를 가를 핵심 지역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친환경차 시장도 유럽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업체들이 '2016 제네바 모터쇼'를 자사의 미래 먹을거리인 친환경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연장으로 삼을 정도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는 유가 허락 등 부정적 요인에도 195만대로 전년 대비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13.2%, 일본이 13.4% 줄었지만 유럽은 39.7%, 중국은 112.4%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은 지난해 지속된 저유가로 고연비 차량에 대한 선호가 감소하며 친환경차 판매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은 대표 친환경 모델인 프리우스의 노후화 등으로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친환경차 육성책으로 판매가 크게 증가했으나 아직 판매 규모 측면에서는 유럽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실질적으로 유럽이 지난해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며 전체적인 판매 감소폭을 최소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친환경차 판매 1, 2위국인 일본, 미국이 주춤한 사이 3위 시장인 유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판매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친환경차 시장도 유럽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선 지난해 폴크스바겐 디젤 사태로 전반적인 디젤차 구매 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차원의 환경규제까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이 디젤차에 집중됐던 기존 상품 전략을 폐기하고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보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유럽 친환경차 판매가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유럽 친환경차 판매는 전체 산업수요 대비 2~3% 수준으로 비중은 아직 크진 않지만 2012년 16만8천대, 2013년 24만8천대, 2014년 28만5천대, 2015년 39만9천대로 매년 급증해 올해는 40만대 후반까지 늘어날 수 있다.
가장 많은 판매를 차지하는 하이브리드카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전기차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차급도 기존 세단 중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다양화되는 것도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올해 유럽에서 처음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업체들은 자사의 대표 친환경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럽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최대 업체인 폴크스바겐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소형 SUV 콘셉트카인 'T-Cross'를 선보였다. 도요타 또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소형 SUV모델 'C-HR'을 제네바 모터쇼에 내놓았다.
BMW는 신형 7시리즈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인 '740e'와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모델인 'i8'을 선보였다.
닛산은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차 무선 충전 시스템을 최초로 공개했으며 혼다는 자사의 첫 양산형 수소 연료전지차 클래리티를 유럽 소비자들에게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도요타, 혼다, 르노닛산에 이어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 4위를 기록한 현대기아차[000270]도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친환경 전략 모델을 대거 공개했다.
현대차[005380]는 '아이오닉 3총사'로 올해 유럽 친환경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국내 최초의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유럽 최초로 공개했고 아이오닉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기아차 역시 국내 최초 SUV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니로와 신형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각각 유럽시장에 최초로 공개했다. 올해 하반기 유럽 출시를 통해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규제 강화로 친환경차는 이제 미래 생존을 위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면서 "올해도 친환경차 판매가 큰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을 중심으로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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