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거래위 제출 ‘10-K’ 연례보고서 분석
▶ 지분 축소·주주들 반발 가능성 등 인수·흡수 양측 분위기 반영 지적
합병과정을 체감하는 BBCN과 윌셔은행 사이의 온도차가 최근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두 은행은 경영에 부담이 될 리스크 요소들을 각자 꼽았는데 BBCN은 43가지 중 3분의 1을 합병관련 이슈로 삼으며 비중을 둔 반면, 윌셔는 41가지 가운데 3개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BBCN은 마감시한에서 나흘 지각한 지난 4일 SEC에 ‘10-K’로 불리는 연례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16일 일찌감치 10-K를 제출한 윌셔와는 시차를 보인 것으로 그 내용 가운데 리스크 관련 사항은 두 은행이 큰 격차를 드러냈다.
올해 보고서에서 BBCN이 꼽은 리스크 요소들은 총 43가지로 자연재해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부터 한국의 경제상황, 해킹 등 금융범죄, 기술의 발전과 변화, 금리 변동성 등 금융시장 동향, 증시 상황과 주가 변동, 규제와 감독의 변화까지 총망라됐다.
특히 이 중 현재 진행 중인 윌셔와의 합병과 관련된 내용은 15가지에 달했다. 내용들도 다양해 감독 당국의 승인이 늦어지거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 합병이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될지 여부, 화학적 결합에 실패해 인재나 비즈니스를 잃을 경우, 합병이 불발될 경우 등이다.
합병이 불발될 경우와 관련해서는 합병 실패로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 합병 실패의 후폭풍으로 새로운 M&A를 시도하지 못할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또 주주들의 반대여론도 염두에 둬 BBCN 주주의 합병은행 지분이 59%로 줄어들면서 권리가 줄어드는 점과 극단적으로는 합병에 반대하는 두 은행의 주주들이 집단소송을 일으킬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여기에 합병에 성공해서 합병은행이 성공적으로 출범한 뒤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고 규정했다. BBCN은 보고서를 통해 “윌셔가 이미 진출한 앨라배마, 조지아, 텍사스에 새로 진출하고 뉴저지와 뉴욕의 지점망은 한층 확대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낯선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새로운 관계 법령에 적응하기 위해 유형·무형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나 윌셔는 41가지 리스크 중 합병관련 이슈가 단 3개에 불과했다. 윌셔가 지적한 합병관련 리스크 요인으로는 ▲합병을 마무리하지 못해 대안을 고민해야 하거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합병에 실패해 주가 하락과 은행 이미지 실추 ▲ 4,000만달러의 위약금 피해를 보는 경우다.
이같은 두 은행의 차이에 대해 두 은행에서 합병을 주도하고 있는 케빈 김 BBCN 은행장과 고석화 윌셔은행 이사장의 평소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한인 은행권에서 힘을 얻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도면밀한 김 행장의 성격상 예측 가능한 수준 이상으로 리스크 요소들을 짚어냈을 것”이라며 “합병 경험이 많은 고 이사장은 큰 줄기만 제기하는 선에서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병의 본질을 바라보는 미묘한 시각차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BBCN은 윌셔를 인수해 흡수하는 식으로 자신들이 합병은행의 ‘성골’이라고 믿는 반면 윌셔는 두 은행을 분해한 뒤 새로 합쳐 더 큰 은행을 다시 만드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시각차가 이번 보고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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