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7배 시장 잠재력… 새 배 건조하고 모항 중국으로 이전
▶ 중국 승객들 위한 맞춤서비스 경쟁, 중국정부도 항구 확장공사 적극 지원

거대한 중국시장을 겨냥해 뉴저지에서 상하이로 모항을 옮긴 크루즈‘퀀텀 오브 더 시’ [LA타임스]
로얄 캐리비안의 ‘퀀텀 오브 더 시’는 건조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배 안에 있던 조니 로킷츠 햄버거 점을 국수전문 식당으로 바꾸고 면세점은 명품 판매점으로 개조했다. 그리고 길이 1,100피트의 이 배의 모항은 뉴저지에서 중국 상하이로 옮겨졌다.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 크루즈 시장을 잡기 위한 조치였다. 중국 시장은 미국보다 7배에 달하는 승객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향후 수년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여행객들을 잡기 위해 미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크루즈 라인들은 새로운 크루즈선 건조와 기존 배 리모델링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리고 모항을 미국에서 아예 중국으로 옮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분위기는 식을 줄 모른다.
프린세스 크루즈의 부사장인 앤소니 카우프만은 “중국은 신흥시장이지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시간이 지나면 중국이 세계 최대 크루즈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가장 크루즈 승객이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연간 1,1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연간 크루즈 승객이 8,300만명에 달할 수 있을 만큼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홍콩 관광국은 추산하고 있다.
세계 크루즈 업계는 그동안의 악재들을 딛고 다시 반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90년 이후 크루즈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은 연간 7%정도씩 증가해 왔다. 2012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코스타 콘코디아 전복사고와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카니발 트라이엄프 화재사건 이후 증가세는 2~3%로 둔화됐다. 올해 승객 증가율은 2,400만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4%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크루즈 시장은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80% 성장해 승객수가 거의 70만명에 달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중국은 2017년 세계 두 번째 시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성장은 날로 커지는 중산층에 힘입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휴가비용을 쓰고 싶어 한다. 지난 수년간 디즈니랜드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을 찾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중국-미국 간 항공료는 크게 치솟았다. 크루즈는 중국의 다음 번 여행추세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시아의 크루즈 승객들은 주로 40대 미만이다.. 그리고 기항지도 일본, 말레이시아, 한국, 타일랜드 등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시천 농업대 여학생인 21세의 장 신웬은 지난 12월 상하이에서 한국과 일본을 들르는 코스타 크루즈를 탔다. 그녀는 “크루즈의 객실청소를 하는 필리핀 직원은 중국어로 인사하면서 우리를 맞아주었다. 중국의 서비스와는 달랐다”며 다시 크루즈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많은 항구들의 확장과 개보수를 지원해 줌으로써 크루즈 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중국은 7개의 국제 크루즈 항을 갖고 있으며 3개가 공사 중이다. 그런 가운데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크루즈 회사들이 최신형 크루즈 선들을 중국에 배치함으로써 미국시장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퀀텀 오브 더 시는 로열 캐리비안의 소유한 배들 가운데 가장 크고 현대적이다. 이 배에는 범퍼 카, 롤러스케이팅 링크, 실내 농구장, 서커스 학교, 스카이다이빙 시뮬레이터 등 다른 배들에는 없는 시설들을 갖고 있다.
크루즈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스튜워트 치론은 미국 여행객들은 새로운 배를 타고 새로운 기착지를 경험해 보기 위해 계속 크루즈를 이용한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배들을 중국으로 옮길 경우 미국 여행객들은 다른 휴가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즈 라인 인터내셔녈 협회의 대변인 로리 크리스토는 대형 크루즈 회사들은 많은 새로운 배들을 건조하고 미국 여행객들을 위한 새로운 루트를 만들고 있다며 치론과 견해를 달리했다. 크리스토는 로얄 캐리비안은 뉴저지의 퀀텀 오브 더 시를 중국으로 보내는 대신 이 배만큼 크고 시설이 비슷한 앤섬 오브 더 시를 투입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크루즈 라인을 10개나 거느린 마이애미 소재 세계 최대 크루즈 회사 카니발 콥은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카니발은 코스타 크루즈와 프린세스 크루즈 라인을 통해 4대의 크루즈 선을 중국에서 운항하고 있으며 금년에 두 대, 그리고 내년에 한 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그리고 금년 말까지 중국에 총 16개의 사무소를 개설하게 된다.
카니발이 중국에서 운항하고 있는 배들 가운데는 사파이어 프린세스가 있다. 이 배에는 카지노와 결혼식 예배당, 골프 퍼팅코스, 면세점, 스포츠 덱 등이 갖춰져 있다. 2004년에 건조돼 2014년 재단장을 한 배이다.
카니발은 또 중국 기업들과 중국 시장을 겨냥한 크루즈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전적으로 중국 손님들을 겨냥한 배 머제스틱 프린세스호도 건조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3,56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이 배는 내년 상하이에서 진수식을 가질 예정이다. 놀위지언도 특별히 중국 시장을 위한 배를 건조하고 있다. 이 배는 4,200명을 태울 수 있다. 2017년 봄에 건조가 완료된다. 어디가 모항이 될 지와 배 이름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중국 승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대부분의 크루즈 라인들은 음식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선상의 부대시설 등을 바꾸고 있다. 사파이어 프린세스는 중국 승객들을 위해 선실에 주전자와 슬리퍼 등을 비치했다. 그리고 타이치 무술 클래스도 만들었다. 카니발이 조사해 본 결과 중국 승객들은 배 안에서 먹는 음식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음식은 정통 중국식이어야 한다. 맛은 물론 밥과 국수 등 모든 것을 제대로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음식을 맛본 일부 중국인 승객들은 “솔직히 정통 중국식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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