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5% 임금 15% 오를 때 하위 70%는 제자리
▶ 성별·인종·학력에 따른 소득격차도 갈수록 심화
‘가진 자’의 지갑은 점점 두터워지고, ‘없는 자’의 주머니는 더욱 가벼워진다는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미국의 중산층이 잔뜩 뿔이 났다.
가장 최근에 나온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불평등은 2007년 이후 한층 심화됐다.
부자는 그 아래 소득계층에 비해 더욱 많은 돈을 벌어들일 뿐 아니라 임금상승 속도 역시 훨씬 빠른 것으로 재확인됐다.
소득 분포 상위 5%에 포함된 남성은 2007년부터 2015년 사이에 15%의 임금상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하위 70%에 속한 남성에게는 지난 8년간 임금 인상이 전혀 없었다.
좌파성향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엘리제 골드는 “임금이 장기간 저속성장을 유지했기 때문에 미국의 평범한 근로자들이 불만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골드가 작성한 EPI 보고서를 보면 부유층에 속한 남성은 2007년도에 비해 시간당임금이 지난해 약 9달러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70%에 포함된 남성의 시간당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했다.
여성의 경우도 별로 다를 바 없다. 소득 상위권에 편입된 여성 근로자들의 임금은 높아졌지만 하위 50%에 포함된 여성 노동자들의 시급은 8년째 거의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피부색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다.
흑인들은 평균적으로 백인보다 임금수준이 낮을뿐더러 상승속도 역시 훨씬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최상위권에 속한 백인의 시간당 임금은 2007년의 54달러에서 2015년 62달러로 올랐다.
그러나 소득상위권에 속한 흑인의 시간당 임금은 2007년도의 40달러에서 지난해 42달러로 오르는데 그쳤다.
가장 최근 6개월 동안 미국인의 임금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EPI는 지난 반년간의 임금상승 추세는 소득상위권의 임금이 오른 결과를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그나마 다행히도 지난해 전국 50개 주 가운데 23개 주와 워싱턴 D.C.가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렸다.
소득스케일의 바닥권에 위치한 채 최저시급을 인상한 주에 거주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은 인상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주에서 생활하는 비슷한 처지의 노동자들에 비해 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임금 격차는 대학졸업장 소지자와 고졸이하 학력자들 사이에서 가장 크게 벌어졌다.
대학졸업자는 지난해 시간당 30.81달러를 벌어들인 반면 고졸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그 절반을 살짝 웃도는 16.88달러에 불과했다.
그뿐 아니다. 대졸자의 임금은 2007년 이후 꾸준히 올랐지만 고교졸업 이하의 학력을 지닌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오히려 떨어졌다.
“공부가 밥먹여 주느냐”는 투정은 옛사람의 헛소리다. EPI의 자료는 교육이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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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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