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기술 특집 시리즈 ⑦ 인공광합성
▶ 가능성을 초월한, 현실에 더 가까워진 미래기술
■ 인공 광합성 Artificial Photosynthesis
광합성(photosynthesis)은 식물이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합성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인공 광합성(artificial photosynthesis)은 식물의 고유 기능인 광합성을 모방해 미래 에너지원을 얻고자 하는 연구의 일환이다.
그래서 인공 광합성은 자연계의 광합성을 모사해 이산화탄소를 재사용이 가능한 연료(일산화탄소· 에탄올·메탄올·메탄 등)로 재생하는 기술로, 지구 온난화 등 환경오염과 에너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인공 광합성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된 것은 지구 온난화 문제의 주범으로 심각하게 대두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 광반응을 통해 메탄, 메탄올 등의 청정연료로 변환하거나, 태양광 아래서 수소와 같은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에 활용하는 등 이산화탄소를 자원화 해서 석유 자원을 대체할 길을 찾기 위해서다.
특히 석유 자원 등 광물의 경우 인간이 경제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캐낼 수 있는 양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반면 태양열의 경우 오염 위험 없이 무제한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인공광합성 기술이 현실화되면 태양광을 이용해 무제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화성등에서도 지구와 같은 숲을 조성할 수 있어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 태양광 통해 무한정·무제한 청정에너지 공급
태양광은 가장 대표적 청정에너지로 인류 전체가 1년간 사용해도 남을 막대한 에너지를 매 시간마다 지구 지표면에 쏟아 붓고 있다. 세계 각국이 태양광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천문학적 연구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가주에서 태양광을 이용한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태양이 존재하는 한 태양열을 무한정, 무제한으로, 그것도 공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인공 광합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은 다전자 광촉매 물질 합성을 통해 인공 광합성 기술을 얻는데 성공했고 일본에서는 노벨화학상을 받은 네기시 에이이치 퍼듀대 교수등 120명의 일본 화학 과학자들이 인공 광합성 연구를 위한 특별 연구팀을 설립했다. 또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 향후 5년간 약 1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인공 광합성 연구에 나서는 등 최근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화학연구원 백진욱 박사가 인공태양광발생장치에서 생성된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해 고부가 화합물을 생성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인공광합성 연구 방향과 성공 사례
▶한국화학연구원 ‘무공해 화학제품 공장’ 가능성 제시
최근 한국 연구진이 태양전지에 집중돼 있는 기존 태양광 연구의 패러다임 변혁을 일으킬 혁신적 프로젝트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한국화학연구원 그린화학공정연구본부 백진욱 박사 연구팀. 연구팀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인공 광합성 원리에 기반을 둔 ‘광-바이오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햇빛으로 가동되는 무공해 화학제품 공장이다. 크게 그래핀 계열 광촉매를 활용해 태양광 에너지를 전환시켜주는 ‘광에너지 전환부’와 ‘전자전달 시스템’, 그리고 산화 환원 효소를 이용해 화학제품을 생성하는 ‘효소 반응부’로 구성돼 있는데 원료물질과 그에 맞는 효소만 공급하면 태양광 외에 어떤 에너지의 투입 없이도 화학제품이 생산된다.
백 박사는 “아미노산과 플라스틱 원료 등 다양한 정밀 화학제품과 의약품 중간체의 생산이 가능하다”며 “별도의 조치 없이 원료물질과 효소만 교체해주면 곧바로 다른 물질이 생산되기 때문에 하나의 장치로 다양한 화학제품을 주문 생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이론이나 개념이 아니다. 이미 연구팀은 지난 2012년 α-케토글루타르산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각각 아미노산의 일종인 L-글루타민, 액체연료전지의 연료인 포름산의 제조에 성공했다. 또한 광학이성질체 화합물질 중 유용한 것만을 선택적으로 합성 제조하는 원천기술을 확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로부터 메탄올을 불순물 없이 생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백 박사는 “광학이성질체의 특성상 동일한 화학구조식을 가졌음에도 물성이전혀 다를 수 있다”며 “광-바이오 시스템을 통해 부작용이나 독성이 없는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나노기술·광화학기술 등을 적용해 현재까지 50여종의 신규가시광 촉매를 개발해냈으며 고가의 산화 환원 효소용 보조인자를 반응기 내에서 즉시 재생시키는 데도 성공해 큰 걸림돌이었던 비용 문제의 해결 가능성도 열었다.
▶서강대, 세계 최초 고성능 이산화탄소 포집체 개발
서강대는 세계 최초의 고성능 이산화탄소(CO2) 포집체 개발 업적을 인정받아 과학기술창의상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2월 윤경병 서강대 화학과 교수를 비롯한 인공광합성연구센터팀은 수분이 많은 배기가스와 대기로부터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획기적 물질인 ‘SGU-29’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배기가스와 대기로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길을 열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2015년 우수 과학자포상 시상식에서 ‘2015년도 과학기술창의상 장관상’을 받았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인공 광합성 연구를 위해 지난 2009년 인공광합성연구센터를 열고 전폭적인 지원을 한 결과 이 같은 성과를 달성했다”며 “대학이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이를통해 마련된 재원이 연구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연방 에너지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지난 2010년 설립된 종합 인공 광합성 연구소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연구소다.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로 청정에너지를 창조, 공급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단가 낮추고 효율 높인 2세대 인공나뭇잎 개발
물속에서 햇빛을 받아 수소를 만드는 ‘인공나뭇잎’의 새 형태가 나왔다. 인공나뭇잎은 식물 광합성의 원리를 본떠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로 기존에 발표된 1세대보다 효율이 월등히 높은데다 제작 단가도 낮아 실용화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재성 교수팀은 햇빛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산소로 분해하는 인공나뭇잎을 개발했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이 교수팀은 값싸고 안정하며 친환경적인 ‘비스무스 바나데이트 산화물(BiVO₄)’을 광촉매로 활용했다. 여기에 두 종류의 원소를 도핑(doping)하고 코발트를 조촉매로 도입해 성능을 높였다. 햇빛을 흡수하는 역할은 주로 광촉매가 담당하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보조전지로 붙는다. 두 요소 모두 저렴해 전체적인 가격도 낮췄다. 또 태양광 전환효율은 5%로 기존 인공나뭇잎(3%)보다 향상됐다.
▶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 변환효율 10배 이상 높인 기술개발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손호진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와 광촉매 융합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에서 일산화탄소로 변환 효율을 기존 광촉매보다 10배 이상 높인 ‘인공 광합성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지난해 11월 밝혔다.
이 가운데 일산화탄소는 기초 화학연료(올레핀·유기산·방향족 BTX·아민·고분자 단량체 등)로 전환이 가능한 핵심 중간체 원료지만, 기존 광촉매는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변환하는 효율이 1% 미만으로 매우 낮았다.

<하이퍼 솔라>사는 햇빛과 물만으로 재생산이 가능한 에너지원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퍼 솔라사가 제시한 미래의 인광 광합성 에너지 생산 공장 조감도.
손 교수팀은 가시광 에너지를 잘 흡수하는 유기 기반 광집광체와 광에너지에 의해 들뜬 전자를 잘 포집·전달할 수 있는 금속산화물 반도체(티타늄옥사이드·TiO2), 전달된 전자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환원시키는 유기금속 환원촉매(레늄(Re)금속 착체)를 화학적으로 흡착시켜 나노 크기(5∼10nm)의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다기능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화학적으로 흡착된 세 성분은 안정적으로 고정돼 빛에 의한 광집광체분해를 크게 완화시키고 유기금속 환원촉매의 불필요한 반응을 억제해 활성이 30시간 이상(기존 10시간 안팎) 유지됐다. 개발한 촉매는 각 성분 사이의 에너지 준위를 조절, 에너지-전자 전달이 ‘광집광체-금속산화물-환원촉매’ 순서로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이는 최근 보고된 유기-무기 혼성 촉매보다 10여배 높은 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 전환 효율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손 교수팀이 개발한 이 삼성분계(三成分係) 유-무기 하이브리드 광촉매는 친환경적이고도 경제적인 방법으로 대용량의 이산화탄소를 재생 가능한 연료로 전환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원천기술로,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 환경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 교수는 “자연계에서 진행되는 가장 진화한 광합성을 모사해 제2세대 하이브리드 광촉매 원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친환경적으로 전환,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 불황으로부터 지구 환경복원을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치유 방법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10월 18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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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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