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C. 피나 매장 고객 10년 새 80% 감소
▶ 아마존과 손잡고 온라인 고객 유치에 전념

맨해턴의 팍 애비뉴에 있는 고급 웨딩레지스트리 업체 마이클 C. 피나의 경영진. 81년 역사의 이 업체는 변화하는 샤핑 추세에 맞추기 위해 매장을 폐쇄하고 아마존과 손잡고 온라인 업체로 변신한다.
맨해탄의 유서 깊은 결혼예물 전문업체인 마이클 C. 피나가 81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매장 문을 닫는다. 팍 애비뉴에 있는 고급스런 가게 문을 닫고 아마존과 손을 잡고 온라인 매장만 운영한다. 약혼반지 등 결혼 예물, 결혼 커플을 위한 선물 등을 최고급품으로 제공하는 매장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시장의 변화를 비켜갈 수는 없었다. 고객들이 실제 매장으로 가지 않고 집에서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C. 피나는 브라이덜 레지스트리가 인기를 끄는 데 한몫을 했던 업체이다. 팍 에비뉴에 있는 매장은 맨해탄 엘리트들의 단골 가게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취임 연회에 쓰인 은제품들이 여기서 공급되었고, 프랭크 시나트라 같은 유명인들의 파티에도 이곳 물건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모두가 과거의 일이다. 매장을 찾는 발길은 지난 10년 사이 80% 이상 줄어들었다. 세상이 변한 것이다. 아마존을 꺾지 못한다면 아마존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마이클 C. 피나는 절감하게 되었다.
지난해 매출 1,600만 달러였던 마이클 C. 피나는 오는 16일 매장을 닫고 20명 정도를 감원하면서 맨해턴에서의 81년 역사를 마감한다.
대신 아마존과 팀을 이루고, 기존의 웹사이트 판매를 강화하면서 완전히 온라인 매장으로 변신한다. 온라인 웨딩 레지스트리 서비스를 혁신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아마존은 마이클 C. 피나와 손을 잡음으로써 고급 브랜드 확보 효과를 갖게 되었다.
마이클 피나 창업주의 손자이자 현 회장인 스티븐 피나(35)는 “매장을 닫는다고 하니 모두가 놀라는 반응이지만 고객들의 샤핑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마존이 이 최고급 소매업체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아마존 같은 데서 자사 상품이 팔리는 것을 영 못마땅해 하던 바카라트(Baccarat), 부첼라티(Buccellati) 등의 제품 구매가 가능해진다는 말이 된다. 마이클 C. 피나 웨딩 레지스트리 사이트로 들어가면 이들 제품을 주문할 수가 있다.
아마존은 근년 아마존 주문처리(Fulfullment by Amazon) 서비스로 많은 독립 판매상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개별 업체들이 아마존에 상품 배송을 위탁하는 시스템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마존이 지난해 고객들에게 배송한 물품 수량은 10억 개가 넘는다. 아울러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판매상은 그 전해에 비해 50%가 늘었다.
마이클 C. 피나로 보면 온라인 판매만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마이클 피나 역시 자체 온라인 판매 사이트가 있다. 하지만 상품 주문을 받고 배송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 많게는 72시간이나 된다.
“요즘 시대에 그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도 안다”고 피나 회장은 말한다. 아마존에 맡기면 주문처리 센터에서 상품을 두시간만에 배송을 할 수가 있다. 시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아마존을 통하면 배송료도 50%나 떨어질 것으로 그는 기대한다.
웨딩 레지스트리 샤핑객들의 샤핑 습관은 단순히 매장에서 온라인 구매로 장소만 바뀐 것이 아니다. 결혼 선물의 내용도 다양하게 바뀌었다. 이런 추세에 맞추기 위해 마이클 피나는 자사 사이트뿐 아니라 졸라(Zola.com) 사이트에도 상품을 판매한다.
졸라는 온라인 웨딩 레지스트리 신생업체이다. 졸라를 창업한 샤-린 마 사장은 결혼 선물이 바뀌어 가는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미국에서 많은 커플들이 이전에 비해 훨씬 나이 들어서 결혼을 하는데다 결혼하기 전에 동거하는 커플들이 많다보니 전통적으로 결혼선물이었던 식기류나 전기제품들은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신 첫 주택구매를 돕기 위한 부조금 같은 것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어머니나 할머니의 웨딩 레지스트리에 올랐을 법한 전형적 결혼 선물 대신 요즘 커플들은 특별한 경험 선물을 중시하는 추세입니다.”졸라 사이트에 가면 결혼할 커플들이 원하는 선물로 하이킹 여행이나 열기구 타기, 음식 배달 구입권 같은 것들이 목록으로 올라있다. 아울러 강아지 구입비용이나 신혼여행비 혹은 시험관 임신 비용 등을 위한 부조금이 선택 조항으로 올라 있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졸라를 창업한 샤-린 마 사장은 지난 해 캐스퍼 매트레스, 소노스 무선 오디오 시스템 등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그리고 나서 보니 웨딩 레지스트리에 기존의 전형적 결혼선물 목록을 좀 보태고 싶은 커플들이 많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다. 그래서 마이클 C. 피나와의 파트너십이 이런 필요를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한다. 졸라가 자체적으로 유치하기 어려운 고급 브랜드들이 피나를 통해서 합류하게 되니 저가와 고가 상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될 전망이다.
마이클 C. 피나에서는 매장 폐쇄에도 불구하고 전속 판매상, 마케팅 팀, 그래픽 디자이너들 그리고 기타 사무직원들은 대부분 그대로 같이 남을 것이라고 피나 회장은 말한다. 감원 대상은 대부분 매장 판매직들이 될 것이라며 이들이 다른 소매업체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도울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회사 측은 지난 4일 직원들에게 이런 사실을 공표했다.
두 형제와 사촌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는 피나 회장은 “(감원이)이번 결정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말한다.
“수십 년을 같이 일한 사람들도 있거든요. 정말 충직한 직원들이었습니다.”그럼에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고객들이 우리에게 하는 말이 이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역사가 80년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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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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