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한국시간) 밤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20대 국회의원선거 종합상황판이 당선 축하 스티커 대신 그림자만 가득 차 있다.[연합]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가 확정되면서 초상집 분위기였다.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13일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강봉균 중앙선대위원장과 원유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과반 의석이 흔들린다는 예측에 30여 분만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원 원내대표는 출구조사만 지켜본 뒤 자신의 지역구인 평택으로 돌아갔다.
김무성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전국을 도는 강행군을 하면서 피로가 누적돼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당사에는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강 위원장도 출구조사 보도가 끝난 뒤 다시 상황실을 찾지 않았다.
지도부가 모두 떠난 상황실에는 일부 비례대표 후보자와 당직자만 남아 초조한 표정으로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당직자들은 수도권에서 참패한 것은 물론 텃밭인 부산·경남에서도 야당 후보들에게 밀리는 지역이 속출하면서 당혹해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서울 종로에서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뒤지고 전략 공천했던 노원병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마포갑 안대희 후보도 더민주 노웅래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집계되자 곳곳에서 탄식을 쏟아냈다.
야당의 텃밭인 전북 전주을에서 정운천 후보가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오자 짧은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조용해졌다.
새누리당은 당초 당선자가 확정되면 스티커를 붙여 축하하기 위해 상황실 뒤편에 후보자 이름과 사진이 부착된 대형 종합상황판을 마련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지도부 마저 모두 상황실을 뜨면서 상황판은 단 1장의 스티커도 붙지 못하는 등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새누리당은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통해 국민의 뜻을 뼛속 깊이 새겼고, 반성하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도부는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당의 앞날이 걱정"이라며 "과반이 안되는 여당이 앞으로 어떻게 국회를 운영해 갈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