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 밸리 여성 8명 ‘프로젝트 포함’ 창설
▶ 소수계 채용 촉구하며 다양성 확대운동 전개
실리콘 밸리의 백인남성 일색 분위기를 깨기 위해 여성들이 뭉쳤다. 하이텍 분야에 보다 많은 여성들이 진출하도록 돕기 위해‘프로젝트 포함’을 만든 여성들.
가장 창의적이고 첨단이라는 실리콘 밸리에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있다. 구성원이 백인남성 일색이라는 것이다. 기업마다 여성은 구경하기 힘들고 남성들뿐이고 유색인종은 드물고 백인들뿐이라는 지적이다. 테크놀로지 분야에 인종적 성적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여성 그룹이 탄생했다. 실리콘 밸리의 여성 8명이 ‘프로젝트 포함’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텍 기업들이 보다 많은 여성, 보다 많은 소수계를 채용하도록 촉구하는 운동을 펼친다.
엘렌 파오는 테크놀로지 업계에 인종적 성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그리고 법정 밖에서 부각시키느라 지난 몇년 시간을 보냈다. 구글의 에리카 베이커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봉급을 공개하자는 서면질의서를 돌려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봉급을 공개해보니 남성과 여성은 하는 일이 똑같아도 봉급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로라 고메즈는 직원 채용과정에서의 다양성 개선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회사를 창업했다.
이들 세 여성과 실리콘 밸리의 저명한 여성 다섯 명이 최근 손을 잡았다. 핀터레스트, 스트라이브 및 슬랙 등 테크놀로지 회사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이다. 이들 8명의 여성이 힘을 합쳐서 ‘프로젝트 포함(Project Include)’이라는 비영리 벤처기구를 만들었다.
‘프로젝트 포함’을 만든 목적은 테크놀로지 회사들을 대상으로 일반 직원들의 인종적 성적 다양성을 조사하고 그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인적 구성을 이루려는 것이다.
“다양성 통계를 말할 때 기업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 잘 되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이지요.”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 베이어스의 벤처 캐피털리스트였던 파오는 말한다. 파오는 회사를 상대로 성차별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그런 일이 있고도 도무지 달라지지를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실리콘 밸리의 테크놀로지 회사들은 직원들이 백인남성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지 오래다. 이를 바꾸기 위해 실리콘 밸리의 여성들이 여성들의 진출을 늘리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고 ‘프로젝트 포함’ 역시 그 중의 하나이다.
지난 몇 년간 눈에 띄는 움직임으로는 킴벌리 브라이언트 오브 블랙 걸스 코드와 로라 와이드먼 파워스 오브 코드 2014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창업자들은 컴퓨터 공학 초기 교육 프로그램에서부터 여성과 소수인종 참여를 늘리도록 홍보하고 있다.
‘프로젝트 포함’은 테크놀로지 업계에서 잘 알려진 여성들이자 다양성 계몽에 앞장 섰던 여성들이 팀을 이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예를 들어 파오는 지난해 클라이너 퍼킨스 상대 법정소송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온라인 메시지 보드인 레딧의 최고경영 직무대행에서 쫓겨난 전력이 있다. 핀터레스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프로젝트 포함’의 창립멤버인 트레이시 추는 여성 동료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사실을 가장 소리 높여 지적해온 여성 중 하나이다.
‘프로젝트 포함’의 다른 창립 멤버로는 프리다 카포 클라인이 있다. 케이포 센터의 파트너인 클라인 역시 오랜 동안 테크놀로지 업계가 여성과 소수계를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모바일 지불 신규기업인 스트라이프의 수잔 우, 다양성 확대 컨설팅 기업인 레디세트의Y-본 허친슨 그리고 레딧의 전 중역이었던 베탄이 맥키니 블라운트도 합류했다.
이들은 모두 직장 밖에서 자기 개인시간을 써서 ‘프로젝트 포함’의 일을 한다.
‘프로젝트 포함’은 우선 텍 기업들의 협조를 얻어서 직원들의 다양성 추이를 조사한 후 데이터를 다른 신규 회사들과 공유할 생각이다. 대상은 직원 수가 25명에서 1,000이하인 신규기업들에 일단 초점을 맞춘다. 기업들이 창업 초창기부터 다양성 혹은 성평등에 대한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프로젝트 포함’은 아울러 창업기업들을 자문하고 멘토 역할을 해주는 벤처 캐피털 회사들의 참여를 부탁할 예정이다.
첫번째 그룹으로 ‘프로젝트 포함’은 18개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참가를 약속한 회사들도 몇 있다.
멤버들은 앞으로 7개월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다양화를 측정할 기법을 구체화하고 변화를 추적할 예정이다. 7개월의 조사기간이 끝나면 참여한 신규기업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인적 구성원의 다양성과 관련 어떤 진전을 보였는지, 아니면 어느 부분이 부족했는지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규기업들이 일찍부터 다양성을 생각하고 직원을 뽑는다면 나중에 평등성을 확보하느라 애를 쓸 필요가 없지요. 나중에 하는 건 훨씬 어렵습니다.”구글의 엔지니어였던 베이커의 말이다. 그는 현재 작업장 협업 소프트웨어 신규회사인 슬랙에서 일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테크놀로지 분야 대기업들은 직원들이 성적 인종적으로 다양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왔다. 그래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다양성을 이루어야겠다는 의식의 변화는 별로 보아지 않고 있다. ‘프로젝트 포함’을 중심으로 여성들이 뭉친 것은 기업들의 이같이 더딘 변화를 바꿔 보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벤처 캐피털 회사인 세코야 캐피탈의 파트너인 마이클 모리츠가 한 말이 헤드라인에 올랐었다. 당시 그는 한 인터뷰에서 여성 채용에 좀 더 노력을 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를 위해 ‘기준을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코야가 성별이나 인종을 보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실력만을 보며 사람을 채용한다는 말이다. 한편 세코야는 미국 내에서 여성 투자 파트너를 한사람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케이포 클라인은 ‘실력주의 신화’라고 말한다. 소수계가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이나 네트웍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은 백인남성들의 경우에 비해 훨씬 어렵다는 데이터가 수없이 많이 나와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관련 데이터가 산더미처럼 나와 있는데도 단지 실력 위주로 사람을 뽑는다는 믿음이 업계에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포함’에 참여한 여성들은 대부분 이전부터 다양성 확보 노력을 이미 주도해왔다. 지난해 클라이너 퍼킨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주목을 받은 파오는 하이텍 분야의 불평등 문제들로 자격을 박탈당한 여성들을 잡아끄는 지남철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파오가 ‘프로젝트 포함’에 대한 구상을 했을 때 협력자들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먼저 베이커에게 연락을 하자 베이커는 파오를 허친슨에게 소개했다. 파오는 블라운트와는 레딧에서 같이 일한 인연으로 이미 아는 사이였다. 그렇게 연줄연줄 모여서 어느 날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8명의 여성들이 팀을 이루었다. 물론 외부 지원자들도 확보했다.
‘프로젝트 포함’이 목표로 하는 것 중에는 직장 내 다양성과 포괄성을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커뮤니티 형성이 포함된다. 다양성 문제는 사람들이 매우 거북해 하는 주제, 하지만 반드시 대화를 해야 할 주제라고 파오는 말한다.
<
뉴욕 타임스-본보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