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로라도 파충류공원의‘스릴 만점’강습, 치료요법 효과도
▶ UFO 관찰하고 악어와 씨름하는 기이한 명소 샌루이스밸리

콜로라도 악어 파충류 공원에서 레슬링에 참가할‘악어 선수’를 끌어내고 있다.
콜로라도 남부 광활한 고지대 사막의 샌루이스 밸리는 서부에서 가장 기이한 지역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인구도, 공해도 별로 없는 이 밸리엔 10여개의 영적 센터, 미확인 비행물체(UFO) 관측타워 그리고 ‘콜로라도 악어 파충류 공원’으로 불리는 도로변 명소 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중 가장 손꼽히는 액티비티는 악어 레슬링 훈련코스다. 초짜 수강생들이‘핏불’ ‘다스 게이터’ ‘우적우적 씹어 먹는 대식가’ 등의 이름을 가진 육식 파충류들과 씨름하는 3시간짜리 강습으로 수강료는 100달러다.
웨스 아네슨은 진흙탕에 맨발로 서서 생사의 한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 콜로라도 고지대 버드나무 아래 습지에 사는 ‘빅 버사’라는 이름의 400파운드짜리 악어와의 대결이다. 버사는 사자처럼 사납게 입을 벌리고 쉬익- 뱀 같은 소리를 냈다. “카우보이처럼 올라 타!” 누군가 소리쳤다. 아네슨은 껑충 악어의 등위에 올라탔다.
일부에선 이런 강습이 위험하고 잔인하다고 비판한다.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처럼 자극적 소재로 방문객을 끌려는 술수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외딴 농촌 지역으로 콜로라도 경제 호황에서 누락되어 있는 샌루이스 밸리의 주민들에겐 이 소박한 관광 볼거리가 생활양식이다.
“여기서 생존하려면 무엇인가 색다른 것을 해야 한다”고 주디 메솔린(71)은 말한다. 그녀는 목축에 실패한 후 UFO 관측센터를 오픈했는데 지난 16년간 3만 명이 방문했으며 110 차례 외계물체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값비싼 장비와 빈틈없이 준비된 관광 볼거리가 사방에 가득한 시대에 파충류 공원은 도전적일 만큼 ‘자급자족’ 셀프 관광지다. 비포장 도로, 손 글씨 팻말, 녹슨 수영장에 작업화나 장갑 같은 안전도구 조차 없다. 공원은 보험에도 들지 않았으며 입구에 “경고! 무단출입자는 맛있을 것이다(악어에게 잡혀 먹이면)”라고 쓰인 팻말이 서 있을 뿐이다.
“모험을 즐기는 것이지요. 안전하다면 별 재미가 없잖아요?”라고 공원 소유주 제이 영(42)은 말한다. 그의 가족은 1974년 이곳으로 옮겨온 뒤 틸라피아 어장을 시작했는데 어장 청소를 위해 악어를 들여온 후 점차 파충류 공원으로 업종을 바꾸었다.
플로리다 같은 늪지대에서도 악어 레슬링을 하지만 숙련된 프로들이 한다. 이곳처럼 초보자들에게 악어와 레슬링을 시키는 곳은 거의 없다. 부상은 훈련의 한 부분이다. “그래도 손가락 하나만 잃었을 뿐입니다. 사실 잃은 거도 아니지요. 내가 악어 입에서 꺼내 병원으로 보냈으니까”라고 영은 말했다.
악어 공원은 스카이다이버나 모터사이클레이서처럼 더 짜릿한 스릴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영은 아무도 포착 못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 악어 레슬링을 치료요법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웨스 아네슨(52)은 미네소타에서 온 관광객이다. 교육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그는 교통사고 후유증인 만성통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잠시 동안만이라도 모든 것을 잊고 몰두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강습에 참가했고 함께 온 걸프렌드는 저만치 뒤에 서있었다. 훈련은 3곳의 폰드에서 차례로 실시된다.
첫 번째, ‘폰드 1’에선 2명의 강사가 아네슨과 다른 한명의 학생에게 2피트짜리 악어의 뒷덜미를 잡아 물에서 끌어내는 법을 가르쳤다. “발가락은 악어에게 맛있는 스낵이 된다”고 강사 드류 넬슨(36)은 주의를 주었다. “뭔가 불편한 게 느껴지면 나무처럼 꼼짝 마세요”‘폰드 2’로 옮겨갔다. 4~7피트 길이의 악어들이 우글거린다. 넬슨은 바다에 간 아이처럼 뛰어들어 ‘킴 카다시안’으로 명명된 악어의 꼬리를 홱 잡아챈 후 등 뒤에 올라탔다.
이어 수강생인 아네슨도 뛰어 들었다. “이들이 가장 위험한 크기의 악어들이다. 상당한 부상을 입힐 만큼 크기는 한데 아직 빠르진 못한다”고 넬슨은 설명했다.
제이 영 가족은 1980년대 플로리다에서 처음으로 악어를 수입해 왔다. 틸라피아 생선의 배설물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곧 악어가 물고기보다 더 인기 있고 수익성도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악어 공원은 1990년에 개장했고 곧 비단뱀을 포함한 수백마리의 파충류들을 보유한 파충류 공원으로 확대되었다. 대부분 파충류들은 애완동물로 기르던 주인들이 버린 것들이다. 레슬링 코스는 2000년에 시작되었다.
관리직원들은 훈련코스의 진짜 목적은 악어들을 늪에서 끌어내 상처가 있나를 검사한 후 필요하다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관광객들은 즐겁게 돕고 있는 셈이다. “우린 악어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다쳤나를 살피는 것이지 뭐 화려한 걸 노리는 게 아니다”라고 넬슨은 말했다.
그러나 동물보호 관계자들은 악어는 건드리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어야 하는 것이라며 “우린 사람들에게 동물을 배려한다면 이런 장소에는 가지 말라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레슬링 코스의 마지막은 ‘폰드 3’에서 진행되었다.
넬슨이 녹색의 올가미를 들고 진흙탕 물에 뛰어든다. 목까지의 깊이다. 얼마 안가 그는 10피트3인치 길이의 악어 ‘빅 버사’의 목에 올가미를 걸어 끌어 올리며 천천히 솟아오른다.
펄떡거리는 악어 주변을 돌며 춤추던 아네슨은 버사의 등에 뛰어 올랐다. 발은 악어의 팔 밑에 걸고 손은 악어의 턱 주름 사이로 밀어 넣고 있다.
“너무 괴롭히는 것 같다”고 덴버에서 온 두 명의 관광객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마치 투우같아요. 볼 때는 흥분하는데 뒷맛이 개운치 않은…”아네슨은 버사의 머리를 뒤로 홱 잡아당기고 코에 키스를 선사한 후 헤엄쳐 가버리는 악어를 배웅했다. 폭풍이 오려는 듯 날씨가 심상치 않다. 한 강사가 소리쳤다. “서두세요. 우리가 아직 살아 있을 때 여길 빠져나갑시다!”

공원 내 기프트 숍에 진열된 악어머리들.

레슬링 클래스의 수강생이 악어를 들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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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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