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주 출신 대졸자 비율이 높은 도시들
▶ 시애틀·뉴욕·SF 등 9곳 수입의 19%를 렌트로 지출, 살림 빠듯해도 인기 여전
갓 대학문을 나선 사회 초년병들은 마치 철새처럼 샬럿(노스캐롤라이나), 덴버(콜로라도), 샌프란시스코(캘리포니아)와 시애틀(워싱턴) 등지로 몰려든다.
물론 높은 보수가 주어지는 튼실한 일자리를 잡기 위해서다.
학자금 대출장터인 ‘크레더블’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4개 도시에 달라스(텍사스), 뉴욕시(뉴욕), 포틀랜드(오리건), 오클랜드(일리노이)와 워싱턴 DC를 추가한 9개 도시는 미국의 20개 대도시 가운데 타주에서 건너온 대학 졸업생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번에 결과가 발표된 크레더블의 서베이는 대학을 졸업한지 평균 4.5년이 된 4,500명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워싱턴 DC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샬럿은 주 내(in-state) 대졸자 한 명 당 타주 출신(out-of-state) 졸업생 2.2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주 출신 대졸자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9개 도시의 또 다른 공통점은 전국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곳이라는 점이다.
조사 대상에 오른 20개 도시에서 렌트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중간값은 대략 19%였으나 타주 출신자 대졸자들의 주거비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애틀과 뉴욕에서 생활하는 대졸자들은 중간값 기준으로 각각 수입의 22%와 21%를 렌트로 지불했다.
시애틀에 기반을 둔 ‘윈더미어 리얼 이스테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매튜 가드너는 대졸자들이 생활비가 비싼 도시로 이주하는 추세는 그리 놀라울 게 없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경비가 얼마가 들 건 잘 나가는 노동시장으로 이끌리기 마련이라는 지적이다. 일자리를 잡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 일자리를 구한 포드햄 대학 4학년생 잭 머레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패션 분야에서 일하게 될 머레이는 “솔직히 렌트 비용이 가장 고민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는 뉴욕에 비해 하우징 옵션이 제한되어 있고 비싼 렌트로 인해 실소득액도 적다고 푸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인-스테이트 대졸자 1명당 약 2명의 타주 졸업자가 머무는 도시다.
가드너는 일자리잡기와 경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대졸자들이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한 채 버둥대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이 활성화 된 도시의 부동산값이 높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반대로 노동시장이 시원치 않은 곳은 부동산가격도 시들하다.
경비절약에 우선순위를 주자니 취업기회가 좁아지고, 반대로 직장에 초점을 맞추다보면 높은 생활비에 눌려 허둥대야 한다.
머레이는 직장을 고르고 살 곳을 선택할 때 직업적 개인적 발전이 최대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비가 덜 들어가는 도시를 선택했다면 샌프란시스코에서 구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좋은 아파트에서 살 수 있겠지만 탄탄한 일자리를 구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더블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븐 대시는 “리스트에 오른 9개 대도시는 타주에서 건너온 대학졸업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고 밝히고 “하지만 얼마든지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도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스티븐은 “더 많은 대졸자들이 이들 9개 도시로 계속 몰려들면 거주비는 더 올라가기 마련”이라며 “이 경우 새로운 도시들이 더욱 매력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생계비가 다소 비싸게 먹히더라도 커리어 전망이 좋고 보수가 높은 일자리가 최우선이라는 광범위한 인식 탓에 9개 도시를 향한 대학졸업생들의 발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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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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