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식량 불안정 조사했더니, 운송비·실업률 높은 지역 소매업소 적은 오지 ‘열악’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모든 카운티가 식량 불안정성에 직면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167개 카운티 중 배를 곯는 주민이 없는 곳이 단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미국 최대 규모의 기아구제기관인 ‘피딩 아메리카’의 대정부관계 선임 부사장으로 활동하는 리사 데이비스는 “식량 불안정(food insecurity)에서 자유로운 카운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구나 대부분의 벽촌과 농촌지역 거주자들은 식료품 구입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등 국내 최고수준의 식량 불안정과 경제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식량 불안정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운송수단, 일자리, 식료품 등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피딩 아메리카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식량 불안정 비율이 가장 높은 카운티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농촌지역에 몰려 있고 아동식량 불안정률 상위 10위권에 드는 카운티 중 64%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오지에 위치한다.
아동식량 불안정률이 무려 4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카운티는 나바호 자치구와 다른 인디언 보호구역이 자리잡은 애리조나의 아파치 카운티다. 아파치 카운티에는 식료품점과 소매업체들이 그리 많지 않다.
끼니 당 평균 경비가 가장 비싼 곳 역시 농촌지역이다. 운송료와 현지 식량생산기반 등 많은 변수들이 소비자 식품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운송비용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커뮤니티에서도 한 끼 당 식사비용을 부추겨 많은 노동빈민들이 삼시세끼를 찾아먹기 힘들게 만든다.
예를 들어 여름 휴양지로 인기가 높은 매사추세츠주 낸터킷 카운티의 끼니 당 평균 식비는 3.28달러로 식량안정도가 높은 사람들의 평균치인 2.89달러에 비해 비싸다.
한 끼 식사경비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곳은 평균 2.02달러인 텍사스주 윌러시와 매버릭 카운티인 반면 가장 비싼 곳은 평균 5.61달러인 오리건주 크룩 카운티다.
식량 불안정성을 초래하는 핵심 요인 중에는 늘 실업이 포함된다. 실업률이 낮은 버지니아주 라우던 카운티의 식량 불안정성 비율은 4%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실업률이 전국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높은 미시시피주 제퍼슨 카운티의 식량불안정성은 전국 고점인 38%에 달한다.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는 아동들의 과반수는 푸드스탬프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던 SNAP의 수혜자격을 갖추지 못해 주로 교회, 푸드뱅크, 자선단체 등에 의지해 배를 채운다. 연방정부의 식품지원을 받기엔 가계소득이 너무 높은 탓이다.
데이비스는 생계비 수준과 일구밀도가 전국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 뉴욕주의 낫소 카운티와 하와이주의 호놀룰루 등지에서 이런 추세가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밝혔다.
높은 생계비를 줄여야 하는데 렌트는 손을 댈 수 없으니 자연히 식비 절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배를 곯는 아이들이 많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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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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