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코디네이터 없애...한인들 반발
▶ “히스패닉 몰아주기 받아들일 수 없다”

24일 락빌에서 열린 ESOL 관련 학부모와의 모임에서 나바로 교육국장이 학부모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이은정(왼쪽) 한인 코디네이터가 월터존스고교에 재학중인 이경주 학생과 그의 어머니 김현수씨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MD 몽고메리카운티 교육청이 오는 9월 시작되는 새학기부터 한인 학생들을 지원하는 ‘한인 ESOL 학부모 커뮤니티 코디네이터(Parent community cordinator)’와 카운슬러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혀 한인 학부모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 서비스가 중단되면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락빌, 게이더스버그, 저먼타운의 한인학생 및 학부모들이 학교생활 및 학업과 관련된 양질의 한국어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번 논란은 마리아 나바로 교육국장(Chief Academic Office)이ESOL 학부모들과 학교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며 학생들을 지원하는 5개 언어권(한국어, 중국어, 프랑스어, 암하라어, 베트남어)의 코디네이터를 모두 히스패닉 학생을 지원하도록 조직을 개편한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에 한인을 비롯한 ESOL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교육청의 히스패닉 지원이 충분한 상황에서 다양한 인종에게 제공되던 서비스까지 히스패닉에 몰아준다는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학부모들과의 상의도 없이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하는 조치에도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인학부모들은 교육청이 다음 달 은퇴하는 한인 ESOL 카운슬러의 자리를 히스패닉 코디네이터로 충원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분노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바로 교육국장은 “히스패닉 학생들이 75%를 차지하고 있는 ESOL 프로그램에서 수요가 많은 쪽으로 ESOL 서비스 인력을 몰아주는 것”이라며 “교육청에서 한국어 등 통역서비스를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조직개편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학부모측과 교육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나바로 교육국장은 24일 락빌의 락킹홀스로드센터에서 학생 및 학부모와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국, 중국, 이디오피아, 베트남등 여러 국가출신의 학생, 학부모들이 참석, ESOL 서비스 존속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날 미팅에 참석한 한인 학부모 김현수씨는 “한인 코디네이터를 통해 세 딸의 학교생활을 파악하고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었다”며 “나는 단순한 통역서비스가 아닌 아이들의 인생 설계를 위한 서비스를 받아왔는데 이런 좋은 서비스를 중단한다니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한인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정 씨는 “새로 바뀌는 시스템은 한인 코디네이터가 한인학부모님들을 도울 수 없고, 한인 카운셀러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한인학부모와 학생들을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기훈 몽고메리카운티 한인학부모회(KPAM) 회장은 “한인 학부모들이 미국학교시스템에 대해 잘 몰라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한인 코디네이터들의 도움으로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파악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었다”며 “한인학부모와 학생들도 이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미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히스패닉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이 서비스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교육청에 이 서비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려야하니 많은 한인학부모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번 사태해결에 힘을 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청은 지난 2014년에도 한국어번역서비스 중단을 잠정결정했다가 공청회와 서명 캠페인등을 통한 한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철회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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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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