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주미대사관, 한인단체 동향 감시보고서 공개돼
반정부 단체로 민통연합·목요기도회·호남향우회·동포언론 꼽아
워싱턴 체류 김대중 감시 주력...“김응태·신대식 등 반정부 활동”
주미대사관이 1980년대에 워싱턴 지역 한인단체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반정부 활동 실태를 한국 정부에 정기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워싱턴 지역 한인사회를 ‘정부비판 세력의 주요 활동무대’라고 특수성을 분석해 전두환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가 지난 17일 공개한 1985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주미대사관(대사 유병현)은 ‘워싱턴 지역 교민사회의 특수성’과 ‘정부비판 워싱턴 교민실태’ 등을 분석해 5월13일 외교부장관(이원경)에게 보고했다. 3급 비밀로 분류된 이 보고서는 워싱턴 지역 교민사회의 정치적 성향을 ▲모국정치에 대한 예민한 반응 ▲미주지역 한인사회의 중심으로 자처(연방 수도란 우월 성향) ▲각종 교민단체 난립(약 120개)로 파악하고 있다. 또 워싱턴 지역을 ‘정부 비판세력의 주요 활동무대’라고 규정한 후 ▲김대중의 워싱턴 체류 후 정부비판세력 활성화 ▲한인회의 호남계 장악과 사실상 정부비판 분위기 ▲미 인권단체 등과의 제휴로 국제문제로 발전경향 등을 그 내용으로 들었다.
주미대사관은 ‘주요 교민단체의 실태’로 ▲민통연합 및 호남세 주도로 한인회 불안정 ▲반공동지회·평통협의회 등의 활동 저조 ▲다수 교민의 한인회 등 교민행사 참여 냉담 ▲일반 교민단체의 이익집단화 경향으로 교민단합 계기 미성숙을 꼽았다. 또한 정부 비판세력 형성의 연혁을 1960년대는 5·16군사 쿠데타에 대한 불만과 구 흥사단계 및 임창영 주도의 민주당계로 파악했다. 1970년대는 유신체제에 대한 불만, 김대중 동조 교민들의 한민통계로, 1980년대는 광주사태에 대한 불만, 김대중과 김영삼 등 지지 교민, 민통연합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주미대사관은 특히 반정부 단체로 ▲민통연합 ▲목요기도회 ▲호남향우회 ▲교포 언론 등 네 가지를 들며 각 단체에 대한 분석도 내놓았다. 민통연합은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 국민연합’의 약칭으로 해직교수 문동환과 한완상 등이 주도해 1982년 발족했으며 김대중의 미국 체류 중 지지단체로 전환해 최성일, 이재현(전 주미 공보관) 등 재미 정부 비판학자들이 가담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현 의장 이상철, 부의장 김응태가 주도하고 있으며 회원은 약 50명으로 분석했다. 김응태 부의장은 뒤에 워싱턴 평통회장을 지냈으며 올해 작고했다. 목요기도회에 대해서는 정부 비판 종교인 조직으로 신대식, 강요섭 목사 등이 주도하며 회원은 약 30명이라 적었다. 호남향우회는 김대중 도미 후 조직돼 김대중 집회에 대거 동원되며 정부를 비판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로 동원 능력을 400명이라 분석해 놓았다. 정부 비판 교포언론으로는 한국신보(발행인 홍성원, 편집인 민통연합계 심기섭)와 뉴욕 소재 독립신문(김경재), 필라델피아 소재 자유신문(박만서), 뉴욕 소재 미주매일 등이 김대중에 동조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동포사회의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정부가 조직적으로 반정부 한인단체에 대한 감시 및 보고 활동을 해왔음을 입증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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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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