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사상 최악 총기테러..용의자, 아프리칸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인질극 도중 사살
▶ 범행직전 911전화걸어 IS에 충성서약...IS 연계매체 “우리 소행”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12일 새벽 인질극과 함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한 50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쳤다. 부상자들이 사건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12일 새벽 인질극과 함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한 50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가 발생했다.
올랜도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새벽 2시께 올랜도에서 인기 있는 게이 클럽인 ‘펄스’에서 발생했다. 소총과 권총, 폭발물로 의심되는 ‘수상한 장치’ 등으로 무장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인 오마르 마틴(29)은 클럽 앞을 지키던 경찰관과 교전한 후 클럽 안으로 들어가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을 인질로 붙잡고 3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오전 5시께 특수기동대(SWAT)를 투입해 폭발물과 장갑차로 클럽 벽을 뚫고 클럽에 진입한 후 인질 30여명을 구출했다. 용의자 마틴(사진)은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마틴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 온 부모 사이에서 1986년 뉴욕에서 출생했으며 최근에는 플로리다 주 포트 세인트 루시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은 범행 직전 911에 전화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IS)에 충성서약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IS 연계 매체인 아마크통신은 이날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플로리다주 올랜도 게이클럽을 타깃으로 한 총격 테러는 IS 전사가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은 이미 IS 동조 의심자로 연방수사국(FBI)의 감시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샌버너디노 총격사건의 주범인 사이드 파룩의 부인인 타시핀 말리크(27)도 범행 전 페이스북에서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서약한 바 있다. 이에 FBI와 플로리다주 경찰은 이번 사건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수사 중이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잘 조직되고 준비된 범행으로 보인다”며 “용의자는 공격형 무기와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특히 마틴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집중조사 중이다.
FBI 특수조사팀장인 론 호퍼는 “우리는 용의자가 지하드(이슬람 성전) 사상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모든 각도에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FBI 대변인은 용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IS와의 연관성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여러 가능성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인지도 조사 중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테러 담당 보좌관인 리사 모나코로부터 사건보고를 받았으며 연방 정부에 수사 협조를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증오와 폭력에 직면해 우리는 서로 사랑할 것"이라며 "우리는 두려움에 굴복하거나 서로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그 대신 미국을 위협하는 자들에 맞서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주문했다.
또한 "학교나 예배 공간, 극장, 나이트클럽에서 총을 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는 게 얼마나 쉬운지 이번 사건이 더욱 일깨워주었다"며 "이게 우리가 원하는 나라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며 자신이 주장하는 '총기규제론'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총격참사를 '테러•증오행위'로 규정함에 따라 FBI의 수사는 IS 등 극단주의 세력과의 테러리즘 연계나 '자생적 테러' 가능성을 찾는데 집중되고 있다.
한편 뉴욕시경(NYPD)은 이번 총기난사 테러로 인해 또 다른 테러 사건이 발생한 것을 우려, 성소수자(LGBT) 랜드 마크와 관광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현재 뉴욕시에 대한 구체적인 테러 위협은 없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시내에서 인파가 붐비는 곳에 대한 경계를 강화 한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올랜도 관할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혹시나 한인 피해가 있는지 다각도로 확인을 하고 있다”며 “아직은 보고된 한인 피해자가 없다”고 전했다. 올랜도에는 약 1만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으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장소가 유명 게이 나이트클럽이어서 한인 피해가 있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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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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