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랜도 게이클럽서 12일 새벽 발생...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범행직전 911에 전화, IS에 충성서약”
테러공포 재점화...대선쟁점 급부상할듯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12일 새벽 인질극과 함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한 50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쳤다.
희생자 규모가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32명 사망, 30명 부상)을 크게 웃도는 이번 참사는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특히 총격사건 용의자로 확인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 범행 직전 911에 전화를 걸어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충성 서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또 2001년 9·11 사태 이후 미국에서 터진 최대 테러사건으로 인해 ‘테러예방’이 대선 쟁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2, 10면>
총격은 새벽 2시께 올랜도에서 인기 있는 게이 클럽인 ‘펄스’에서 발생했다.
소총과 권총, 폭발물로 의심되는 ‘수상한 장치’ 등으로 무장한 괴한은 클럽 앞을 지키던 경찰관과 교전한 후 클럽 안으로 들어가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을 인질로 붙잡고 3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클럽 안은 주말 밤을 즐기던 100여 명의 남녀로 가득 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클럽 안에 있던 인원이 약 300명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오전 5시께 특수기동대(SWAT)를 투입해 폭발물과 장갑차로 클럽 벽을 뚫고 클럽에 진입한 후 인질 30명가량을 구출했다. 용의자는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경찰은 “특수기동대의 인질구출 작전이 없었다면 희생자 규모가 더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의 신원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인 오마르 마틴(29)으로 확인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 온 부모 사이에서 1986년 뉴욕에서 출생한 용의자는 사건발생 장소에서 두시간가량 떨어진 플로리다 주 포트 세인트 루시에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결혼한 그는 특별한 전과기록이 없었으나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IS 동조자로 의심받아 수사선상에 올라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FBI와 플로리다 주 경찰은 일단 이번 사건을 국제적 조직이 개입하지 않은 채 용의자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총기난사를 가한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지었으나 용의자가 순수하게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자생적 테러’인지, 아니면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있는지는 분명치 않은 상태이다.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평소 IS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여온데다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온 점에 주목, IS와의 연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중이다.
FBI 특수조사팀장인 론 호퍼는 “우리는 용의자가 지하드(이슬람 성전) 사상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모든 각도에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올랜도 경찰청장인 존 미나는 기자회견에서 “잘 조직되고 준비된 범행으로 보인다”며 “용의자는 공격형 무기와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용의자는 총격 직전 911에 전화해 자신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밝혔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용의자는 전화통화에서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을 언급했다고 이 당국자들은 전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 공범의 한명인 타메를란 차르나예프도 용의자와 마찬가지로 FBI의 테러 용의선상에 올라있었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이날 국토안보부가 행정부에 회람한 보고서를 거론하며 “용의자가 IS에 충성서약을 했고 나이트클럽에서 다른 언어로 기도하는 것을 들었다는 지역 수사당국의 보고내용이 언급돼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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