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플로리다주 올랜도 소재 나이트 클럽 ‘펄스’ 건물 뒤편을 수사관들이 조사하고 있다.
“테러범, 클럽벽 구멍 기어나오다 사살돼... 몇 주 전 군용 방탄복 구입도 시도"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은 클럽 화장실 안에 들어가 4∼5명의 인질로 바리케이드를 친 후 911에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국장은 13일 마틴이 911의 위기 협상팀과 수차례 통화했으며 그의 목소리는 "냉정하고 차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화는 총 3차례였던 것으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이날 확인됐다.
미나 경찰국장에 따르면 마틴은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를 난사해 여러 명을 죽인 뒤 스스로 화장실 안으로 숨어 4∼5명의 인질을 방패로 삼은 뒤 911에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미나 경찰국장은 마틴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위기협상팀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위해 용의자와 대화했다"며 "그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요구는 우리가 했다"고 말했다.
또 "용의자는 냉정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위기협상팀과 대화했으며 폭탄조끼와 폭발물에 대해 언급했다"며 "그가 사람이 곧 죽게될 것이라고 협박했기 때문에 경찰은 장갑차로 벽을 폭파해 생명을 구하기로 결정했고, 실제 이 덕분에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올랜도 경찰이 인질 구출을 위해 장갑차로 나이트클럽 벽에 구멍을 내자 용의자와 경찰 간에 총격전이 시작됐으며, 총격전이 격화되자 마틴이 이 구멍을 통해 스스로 기어나온 것으로 미나 경찰국장은 밝혔다. 미나 경찰국장은 "결국 용의자는 거기서 죽었다"고 말했다.
앞서 마틴은 장기간 이번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몇 주 전 현지 총포점에서 군용급 방탄복을 구매하려고 시도했지만, 상점 직원에 의해 거부됐다는 것이다. 이 방탄복은 경찰에 지급되는 방탄복보다 성능이 우수한 '레벨-3 방탄복'인 것으로 전해졌다.
■“엄마, 그가 오고 있어요”
올랜도 테러현장서 온 아들의 문자
에디 저스티스가 엄마 미나 저스티스에서 보낸 메시지.
“엄마, 그가 오고 있어요. 저는 곧 죽을 거에요.”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30대 남성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절박함을 담아 보낸 문자메시지들이 공개됐다. 미나 저스티스는 전날 새벽 자던 중에 아들 에디(30)로부터 긴급한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회계사로 일하는 에디는 당시 올랜도의 유명 게이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놀던 중이었다.
에디는 새벽 2시6분께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라는 문자와 함께 클럽에서 총격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미나에게 전했다. 총격 사건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이 클럽에 들어가 첫 총격을 가한 지 4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미나는 문자를 보자마자 이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에디는 받지 못했다. "괜찮냐"는 엄마의 물음에 아들은 “화장실에 갇혀있다”라고 답했다.
에디는 클럽 이름을 말하며 경찰을 불러 줄 것을 부탁했고, 이어 “엄마, 나는 곧 죽어요”라는 절망적인 문자를 보냈다. 미나는 911에 전화를 건 뒤 아들의 안부를 묻는 문자를 잇달아 보냈지만 답은 없었다.
에디는 2시49분께 마틴이 화장실에서 자신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
미나는 이에 “그 사람(마틴)이 화장실에 너와 같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1분 뒤 “그는 테러리스트예요”라는 말과 함께 “네”라는 마지막 문자가 미나에게 도착했다. 그는 희생자 가족이 머무는 호텔에서 아들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아들은 끝내 돌아올 수 없었다.
■ "늘 사람 죽이는 얘기"…올랜도 테러범은 사설경호요원
전 동료 "항상 분노에 차 있어"…전 부인 "수시로 폭력행사"
고교친구들 "마틴, 9•11테러때 기뻐 날뛰었다"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29)이 범행 전 항상 살인을 언급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마틴과 함께 보안업체 G4S에서 일했던 전) 직장동료 대니얼 길로이는 "사건이 충격적이지 않았다. 곧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마틴은 항상 사람을 죽이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길로이는 마틴이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비방을 일삼았다며 "그는 문제가 있었고, 끊임없이 분노에 차 있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마틴의 전 부인의 증언을 인용해 마틴이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부인은 "그는 정상적인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면서 “집에 들어와 그냥 빨래가 다 되지 않았다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나를 때렸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고교 친구들은 그가 2001년 9•11테러 당시와 이후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전했다. 고교 때 마틴과 같은 반이었던 익명의 한 친구는 "9•11 당시 테러범들에 납치된 두 번째 비행기가 월드트레이드센터 빌딩 중 남쪽 건물에 부딪히는 장면이 TV를 통해 흘러나왔을 때 모든 학생이 충격에 빠졌으나, 유일하게 한 마틴 만 발을 구르며 기뻐 날뛰었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친구는 "마틴이 (9•11테러범인) 오사마 빈 라덴이 자신의 삼촌이라고 떠들고도 다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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