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퍼스 페리-찰스타운과 경마장-버클리 온천
베스트 여행지 마지막 코스는 워싱턴의 서부 방면이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서 가까운 웨스트버지니아로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불과 한 시간이면 당도할 수 있다. 셰넌도어 강과 포토맥 강이 만나는 하퍼스 페리의 정취를 만끽하고 340번 도로를 타고 가면 만나는 인근의 찰스 타운에서 가볍게 슬랏 머신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 또 가까이에 유서 깊은 버클리 온천도 있어 건강을 위해 욕탕에 몸을 담그는 색다른 이열치열의 맛도 느낄 수가 있는 코스다.
안개 낀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의 추억을 떠올리다
하퍼스 페리 Harpers Ferry
웨스트버지니아의 하퍼스 페리는 셰넌도어 강과 포토맥 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마을이다. 강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은 마을은 19세기의 소박한 정취를 간직하고 있고 힘차게 교란하며 질주하는 강물은 청춘의 한 시대, 북한강에서의 MT와 서정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수직으로 솟은 산봉과 능선 사이를 엷은 구름이 흐르며 강물의 숨결소리가 먼 풍경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피아노소리 같다.
마을은 강을 좌우에 끼고 언덕에 형성됐다. 50여 호 남짓, 가파른 길의 양 옆으로는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아이스크림 숍 등이 도열해 있다. 예쁜 기차역도 있다.
저지대인 이 마을은 십수년마다 큰 물난리를 겪어 건물마다 1층은 물이 들어와도 괜찮은 공간으로 꾸며놓게 했다.
마을에는 교회의 첨탑이 보인다. 첨탑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면 전망이 제법이다. 계속 오솔길을 오르면 폐허가 된 교회터를 지나 설악의 흔들바위처럼 생긴 제퍼슨 락이 나온다. 그 바위에 서면 눈맛이 시원하기 그지없다. 강과 산이 빚어내는 일망무제의 장관이다.
강에는 녹슨 철교가 놓여 있다. 철교 옆으로는 길을 놓아 관광객들이 다니게 했다. 철길 위로는 때로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건너편 동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하퍼스 페리는 아름다운 풍광과 달리 내상을 일으킨 역사적 화약고였다. 이 마을이 들어선 건 1796년. 미 의회가 이 지역의 풍부한 수력을 이용하기 위한 연방 병기창을 건설하면서 생겨났다. 강과 철도라는 탁월한 운송수단을 발판으로 하퍼스 페리는 20세기 초반까지 중요한 전략적 기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남북전쟁 두해 전인 1859년 노예 해방론자 존 브라운 등의 기습에 의해 점거됐다가 로버트 리 중령에 의해 무력 진압됐다.
존 브라운의 실패한 노예혁명과 남북전쟁 당시 치열했던 전투를 기념, 1944년 의회에서는 1,500에이커의 땅을 역사유적지로 보존해 놓았다. 이어 196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가는 길/ 메릴랜드에서는 I-270번을 타고 프레데릭 인근에서 Exit 52로 빠져 340번 남서쪽으로 달린다(찰스타운과 리스버그 방향). 여기서 하퍼스 페리까지는 22마일. 포토맥과 셰넌도어 강을 지나면 사인판이 등장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우회전해 마을까지 바로 들어갈 수도 있으나 좌회전하면 만나는 공원의 비지터 센터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다.
버지니아에서는 리스버그를 지나 7번 웨스트로 계속 가다 9번을 타고 달리면 힐스보로(Hillsboro)를 통과하고 671번에서 우회전 북쪽으로 8마일을 간다. 340번을 만나면 좌회전해 강을 건너면 안내판을 바로 만난다.
찰스 타운 Charles Town
하퍼스 페리의 10분 거리에 도박과 경마장으로 유명한 찰스 타운이란 시골 마을이 있다. 1786년 들어선 이 작은 마을에 사람들이 꼬이기 시작한 건 1993년 12월2일. 미국 내 첫 경마장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이어 1997년 가을에는 슬롯머신장이 개설하면서 관광객들을 끌어 모았다.
350에이커 규모에 3개 카지노 구역으로 나뉜 찰스타운 도박단지에는 메릴랜드에 카지노가 들어서기 전보다는 줄었지만 주말이면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난다.
찰스타운의 매력은 도박과 경마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경마장은 도박장과 붙어 설치됐다. 말똥 냄새가 진동하는 마장(馬場)에는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다. 경주마들이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눈은 커지고, 심장 박동은 크게 요동치면서 흥분의 강도는 높아진다.
▲가는 길/ 버지니아에서는 루트 7을 타고 리스버그까지 가서 루트 7 바이패스를 따라 7마일 정도 가면 루트 9를 만난다. 계속가면 찰스타운 시내에 들어서며 워싱턴 스트릿에서 우회전해 1마일을 가면 오른편에 맥도널드와 KFC 가게가 보이고 왼편에 경마장 간판이 보인다.
메릴랜드의 경우 495 벨트웨이에서 I-270을 타고 북쪽 프레드릭으로 간다. 루트 340 서쪽으로 방향을 바꾼 후 24마일을 가면 찰스 타운에 도착한다. 루트 340는 도중에 번호가 루트 51로 바뀌고 찰스타운에서 이스트 워싱턴 스트릿(East Washington Street)이 된다. 오른쪽에 경마장과 카지노가 나타난다. 주차는 무료.
버클리 온천 Berkeley Springs
웨스트버지니아의 버클리 온천은 워싱턴에서 1시간30분이면 당도하는 가까운 거리지만 의외로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하퍼스 페리에서도 30분 거리로 가깝다.
버클리 온천은 버클리 스프링스 주립공원 내에 있으며 1930년 문을 열었다. 로만 배스(Roman Bath)하우스와 메인 배스(Bath)하우스 등 두개의 건물로 구성돼있다.
이 온천에서는 분당 2천 갤런의 광천수가 하루 24시간 쏟아지고 있으며 화씨 74.3도의 수온을 유지하고 있다. 온천수는 몸에 좋은 염화나트륨, 질산나트륨과 각종 유황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피부미용, 관절염,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예약은 오후 4시30분 이전에 해야 하며 전화로 예약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도 가능하다.
가족탕이 아닌 온천은 남탕과 여탕이 구분돼있어 옷을 걸칠 필요가 없으며 물이 계속 순환되기 때문에 항상 청결하다. 욕조에서는 비누나 오일 사용이 금지되며 고혈압 환자나 심장병 환자는 온천욕을 자제하는 게 좋다.
▲가는 길/ 495번 벨트웨이에서 270번 도로로 가면 프레더릭을 지나면서 70번으로 이어진다. 계속 가다 522번 도로에서 좌회전해 남쪽으로 6마일을 내려가면 만난다. 버지니아에서는 66번 도로와 81번 도로를 이용하다가 윈체스터에서 522번 북쪽 방향을 잡아가는 방법도 있다.
찰스 타운에서는 9번으로 가다 81번 도로 못 미쳐 11번 도로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 버클리가 나온다.
▲주소 Berkeley Springs State Park
#2 S. Washington St.
Berkeley Springs, WV 2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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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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