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 온 동창 살해혐의 50대 한인‘촉탁살인’주장
▶ 우발? 계획적?… 판결 주목

미국을 방문한 동창생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병권씨가 법정에서 증언하며 괴로워하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여행을 온 초등학교 동창생을 처형식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오렌지카운티 50대 한인이 5년여 만에 재판에 회부된 가운데(본보 7일자 보도) 이번 주 시작된 법정 재판과정에서 35년간 지속한 우정과 이면에 감춰진 갈등, 배신, 원망이 녹아 있는 범행 배경이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 LA타임스 온라인판은 지난 2011년 1월24일 저녁 오렌지카운티 애나하임 지역에서 발생한 한인 조병권(56)씨의 동창생 이연우(당시 50세)씨 살해사건 재판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조씨는 한국에서 사업에 실패한 뒤 미국에 건너와 자신의 집에서 머물던 동창생 친구 이씨의 뒤에서 총을 쐈다. 다음날 새벽 발견된 이씨의 시신은 그가 빌린 렌터카 옆에 쓰려져 있었다.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등 뒤에는 진흙 발자국이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 현장은 이씨가 늦은 시간 타이어를 갈다가 강도를 만나 살해된 것처럼 위장돼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친구가 한국에서 모텔사업을 망하고 결혼생활도 파탄 나 미국에 도피해 왔다”며 친구가 자신을 죽여달라고 제안해 왔다고 말했다. 조씨는 “친구가 총을 사들이고 장소도 물색하는 등 강도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조사관은 이씨가 한국행 비행기표를 사놓았고 부인에게 ‘조만간 한국에 돌아갈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와 꽃을 보냈다는 사실을 들이대며 조씨를 몰아붙였고, 그러자 조씨는 “친구의 사업 빚 보증으로 한국에서 집까지 날리고 미국에 건너와 고생을 했다”며 “그는 몇 달 전부터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미국 당국에 알려 추방하겠다고 협박까지 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친구는 술에 취한 채 내 아내도 성폭행했다”며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고 했다. 조씨는 그러면서도 친구의 제안에 따른 ‘촉탁살인’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이날 법정에서 조씨의 국선 변호인은 “한국사회에서 자살하는 행위는 하나의 ‘낙인’이라는 문화적 배경을 설명하며 조씨가 친구의 부탁에 따른 ‘촉탁살인’을 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그러면서 숨진 이씨가 한국에서 들어놓은 생명보험금 5억원을 가족에게 남기려 했다”는 증거물도 제출했다.
조씨의 부인도 증인으로 나와 “이씨가 한국에서부터 추근댔으며 미국에서 두 차례나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너무 수치스러워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번 재판의 배심원들이 조씨의 범행을 감정폭발에 따른 우발적 살인으로 결론을 내릴지, 아니면 종신형이 가능한 계획적 살인으로 판단할지 주목된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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