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땅한 이전장소 못찾아 생업 큰 타격 일부는 리모델링 투자비 회수도 못해
▶ 캠 차지 큰 폭 상승도 뻔해 전전긍긍

건물 매각으로 이번 주말 6가의 시티센터로 이전하는 윌셔 갤러리아 내 안경점에 장소이전 안내문이 나붙어 있다. <구성훈 기자>
LA 한인타운 내 일부 상업용 건물들이 주류 부동산 투자사에 연달아 고가에 팔리면서 해당 건물에서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해온 한인 업주들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윌셔와 뉴햄프셔 코너에 있는 ‘윌셔 갤러리아’(3240 Wilshire Blvd.) 건물.
이 건물은 한인 투자그룹이 소유해 오다 지난해 유대인이 주도하는 ‘헤리지 개발그룹’에 4,900만달러에 팔렸고, 리스계약이 끝나는 대로 테넌트들이 모두 떠나면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이 건물에는 커피샵, 노래방, 사진 스튜디오, 미용실, 식당, 주점 등 많은 한인업소들이 입주해 있었으나 28일 현재 대다수 업체들은 새 장소로 이전했고 몇몇 업소들만 영업을 하고 있다. 남아 있는 업소들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정들었던 사업터전을 떠나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데다 더 좋은 조건으로 새 장소에서 장사를 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업소는 그동안 수만달러를 들여 업소 내부를 리모델링하는 등 비즈니스에 투자를 했으나 리스계약이 종료되는 대로 자리를 비워야 해 투자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월 4,000달러의 렌트비를 내고 영업해온 한 한인업주는 “4년동안 같은 건물에서 장사를 하는 업주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비즈니스를 해왔는데 건물이 팔려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니 가슴이 아프다”며 “연말까지 떠나야 하는데 아직 옮길 장소를 찾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건물을 매각하면서 거금을 손에 쥔 전 건물주가 꼬박꼬박 렌트비를 내고 장사를 해온 테넌트들을 끝까지 챙기지 않은데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다음 주 윌셔 갤러리아를 떠난다는 한 한인업주는 “건물이 팔린 후 전 소유주 측은 단 한 번도 테넌트들을 모아놓고 부동산 매각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양해를 구한 적이 없다”며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동안 수차례 에어컨이 고장 났는데도 건물주가 신속히 수리를 해주지 않아 찜통 속에서 일을 하는 등 불편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인타운 명물인 6가와 알렉산드리아 코너의 샤핑몰 ‘채프먼 플라자’(3465 W. 6th St.)도 한인 투자그룹이 소유해 오다 지난 6월 주류 부동산 투자사 ‘아크 웨스트 파트너스’에 3,000만달러에 매각됐다.
채프먼 플라자의 경우 테넌트들이 렌트비 외에 건물에 대한 재산세, 보험료, 관리비 등 ‘캠차지’를 사용하고 있는 면적만큼 부담하는 ‘트리플 넷 리스’(NNN Lease)를 적용받는다. 대부분의 샤핑센터나 상가 등은 테넌트들과 트리플 넷 리스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트리플 넷 리스의 경우 재산세 상승분을 테넌트들이 나눠 부담하도록 되어 있어 해당 건물이 전 소유주가 구입한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팔렸기 때문에 앞으로 캠차지가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채프먼 플라자 내 한인업주들은 “앞으로 이곳에서 장사를 하기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리스가 2년 가까이 남았다는 한 한인여성 업주는 28일 “아직 새 건물주로부터 아무 연락이 없고, 어떠한 서류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주위로부터 캠차지가 오를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비용이 늘어나면 장소를 옮기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 상법전문 변호사는 “건물주가 바뀌면서 캠차지가 2배 이상 올라 캠차지가 렌트비보다 높은 황당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며 “테넌트 입장에서 불이익을 피하려면 트리플 넷 리스 조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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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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